파월, 美증시쇼크 후 첫 발언.."금융리스크 경계 태세"
by이준기 기자
2018.02.14 06:14:08
금융규제 유지 시사.."효율적 규제 통해서만 경제신용 보장"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제롬 파월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연준은 금융안정에 대한 모든 리스크에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금융규제 완화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애초 파월 의장이 ‘금융규제 완화’ 우호적인 인사로 꼽혔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기 첫주부터 뉴욕시장의 변동성을 목도하면서 ‘금융 안전성’에 무게를 싣는 쪽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취임식 연설에서 “의회가 부여한 연준의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지만, 연준은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금융기관을 규제·감독하는 막중한 책임도 갖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규제를 통해서만 경제 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며 “연준은 금융규제의 본질적인 이득을 유지하고, 우리의 정책이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각종 금융규제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했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금융규제가 철폐되지는 않을 것이며, 다만 다소 느슨해질 수는 있다”고 썼다.
파월 의장은 금리 및 통화 정책과 관련해선 “경기 회복 확대와 지속적인 목표 추구를 위해 금리 정책과 대차대조표(보유자산 축소)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단기적인 정치적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금리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구체적인 통화 긴축 정책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지난 5일 취임 선서 이후 4년 임기에 돌입한 파월 의장은 이날 가족과 지인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취임식을 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우리 금융시스템은 10년여 전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이전보다 훨씬 강하고 더욱 탄력 있다”며 “우리의 금융시스템이 그러한 길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