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7.02.04 08:00:00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한반도에 상륙한 지 4일로 100일 맞는다. 최근 방역 강화로 인해 확산세가 주춤해졌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유행한 H5N6형과는 다른 H5N8형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변종 바이러스까지 등장해 AI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는 지난해 10월28일 천안시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오는 2월4일이면 발생 100일이 된다. 그동안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는 819개 농가에서 3281만마리에 달한다.
닭은 사육 마릿수의 17.8%가 살처분됐고, 오리는 28.1%, 메추리 등은 18.6%가 매몰됐다. 닭 가운데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는 33.5%가 살처분돼 미국에서 계란을 수입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어났다.
국내 AI 발생은 2003년 12월이 처음이다. 그동안 발생 때마다 적게는 1만마리에서 많게는 1000여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번에는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유독 크다.
특히 지난해 12월18일에 야생조류에서 처음 발견된 H5N8형 바이러스는 이달 2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H5N6형이 주춤해졌지만 앞으로 H5N8형이 본격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은 AI 추가 확산 우려를 높이고 있다. 명절 기간 AI 발생 지역에 방문한 사람이나 차량이 바이러스를 다른 지역에 옮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AI 바이러스가 가금류 내에 머무는 기간을 최장 21일로 보고 있다”며 “설 연휴 이후 추가 발생 여부가 AI 종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월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면 겨울 철새가 북상하면서 AI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는 철새가 AI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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