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상희 기자
2016.12.12 06:30:00
예술, 의료, 수화 등 다양한 분야 재능 기부 이어져
교통 안내 등 자원 봉사 활발…핫팩, 두유 등 무료 제공
"시민혁명의 한 순간…시민들 스스로 '헬조선' 바꿔나가"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지난 10일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은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10월에 시작한 촛불집회는 겨울 한복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촛불집회 현장은 결코 춥지 않다. 서로 맞댄 체온이 온기를 전하고 있어서다. 시민들은 함께 촛불을 든 집회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차와 핫팩, 음료를 나눠주며 서로를 응원한다. 이들이 7주동안 이어온 촛불집회를 이끈 숨은 주역들이다.
지난 3일 6차 촛불집회 당시 교통 편의 안내 등 집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서 모집한 자원봉사활동에 약 200명의 시민들이 자원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서 초와 피켓 등을 배부하고 의료 지원단의 위치를 안내하기 위해 운영한 11곳의 안내 부스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한다. 집회 현장 인근의 건물들은 화장실을 개방해 집회 참가자들의 편의를 도왔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애견 까페를 운영 중인 김민진(30·여)씨는 지난 3일 가게 문을 닫고 거리에 나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김씨는 “한파에도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며 직접 끓인 보리차에 ‘하야수’라는 이름을 붙여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지점까지 행진이 허용됐던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한 커피전문점은 ‘어머님, 아버님, 힘내세요!’라는 대형 펼침막을 내걸고 핫팩과 뜨거운 차를 무료로 제공했다.
카페 봄봄과 봄꽃장학회, 노동자 교육단체인 서울 노동광장 등이 함께 운영하는 봄꽃밥차는 촛불집회 덕에 유명세를 탔다.
봄꽃밥차는 ‘박근혜 그만 두유’ 푸드트럭을 기획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두유를 무료로 제공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카페 봄봄 운영진인 정용진(48)씨는 “촛불집회는 그야말로 한바탕 축제”라며 “‘그만 두유’를 보고 웃으며 재밌게 생각해 주셔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무료로 두유를 받아간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놓은 돈으로 다음 집회의 두유 물량을 준비하는 등 봄꽃밥차의 나눔은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선순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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