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민재용 기자
2016.09.19 06:00:02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경주마에 근육주사를 처방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수의사가 마주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3단독 서보민 판사는 마주(馬主) 이 모씨가 수의사 김 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이 모씨는 지난 2014년 자신의 경주마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자 수의사 김모씨에게 진료를 맡겼다. 김 수의사는 이 씨의 경주마에 진통소염제와 복합영양제를 근육주사로 투약했다.
하지만 이 씨의 경주마는 근육주사를 맞은 뒤 오른쪽 목 근육이 부어오르며 고름이 생기는 부작용(우경부 좌상)을 겪었다. 이 씨의 경주마 말고도 이 근육주사를 맞은 다른 경주마도 같은 부작용을 겪었다.
이 씨를 포함한 다른 마주들은 김 수의사에게 부작용의 완치를 요구했고, 김 수의사는 같은 해말까지 우경부 좌상에 대한 치료를 마쳤다. 그러나 치료 중 경주마들은 다시 배앓이의 일종인 산통과 양쪽 뒷다리에 부종이 생기는 또 다른 부작용을 겪었다. 결국 이 씨의 경주마는 3~6개월 간의 휴양을 하느라 경주에 나가지 못했다.
이 씨는 김 수의사에게 치료비와 경주를 나가지 못해서 챙기지 못한 상금 등을 포함해 약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 수의사는 재판에서 산통과 다리 부종은 근육주사 부작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배상금 청구는 부당하다고 맞섰다.
서 판사는 수의사가 이 씨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 판사는 “산통 등 다른 부작용은 우경부 좌상에 대한 치료 중 나타나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 경주마의 등급 레이스 등을 감안하면 치료비와 경주를 나가지 못한 배상액은 2000만원이 적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