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부동산 알아가기]요즘 잘 나간다는 아파텔..진짜 좋은가

by이승현 기자
2015.08.22 08: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요즘 부동산 기사를 보다 보면 ‘아파텔이 인기’라는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아파트면 아파트고 오피스텔이면 오피스텔이지 아파텔은 또 뭔가 하고 헛갈리는 분들이 계실꺼다.

아파텔은 사실 공식용어가 아니다. 부동산 업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을 좀 폼나게 표현한 게 아파텔이다. 다시 말해 아파텔은 오피스텔이다.

그럼 왜 굳이 아파텔이라고 지었을까. 오피스텔은 원래 업무용 시설이지 주거용 시설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아파트만으로는 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으니 약간 편법적으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대거 등장했고 이제는 오피스텔은 거의 주거용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하면 등급이 낮은 주거시설로 인식된다. 이런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말이 바로 아파텔이다.

흔히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주거형태라고들 한다. 내부 구조는 아파트처럼 주거용에 최적화시켜 설계하고 오피스텔의 장점인 교통여건 좋은 입지와 잘 갖춰진 편의시설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게다가 분양가도 아파트 보다 저렴하고 청약통장 없이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럼 아파텔은 부동산업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 좋은 상품이기만 한 것일까? 이건 찬찬히 따져볼 문제다.

우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아파텔은 오피스텔이지 아파트가 아니란 점이다. 발코니도 없고 욕실에 욕조를 설치할 수도 없다. 입지적인 면에서도 아파트라면 갖춰야 할 학교나 공원 등도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도심지역에 학교나 공원이 충분히 있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관리비다. 아파텔은 아파트보다 공용면적(입주민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실제 개인사용하는 면적(전용면적)만 놓고 보면 아파트 보다 관리비가 비싸다.

여기에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 등 주민대표 기구를 만들어 관리비 등을 관리할 수 있지만 오피스텔은 이런 기구를 만들기가 어려워 관리비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세금문제도 차이가 난다. 아파텔은 업무용 건물이기 때문에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해 매매가(분양가)의 4.6%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고 아파트는 1.1%만 내면 된다.

이밖에 아파트는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아파텔은 가격이 오르기 어렵다는 점과 아파텔은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현금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아파트 보다 떨어진다.

이런 표면적인 단점보다 무엇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는 아파텔과 같은 틈새상품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경기가 좋으니까 아파텔도 사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거래가 뚝 끊기는 시점이 오면 어정쩡한 상품인 아파텔은 오히려 외면 당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올해는 10년만에 아파트 공급량이 최대치를 기록했을 만큼 많은 아파트 물량이 쏟아졌다. 이 물량이 실제 입주물량이 되는 2~3년 후가 되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진 몰라도 아파텔과 같은 대체 주거용 상품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