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저유가에' 교역조건 4년 2개월만에 최저

by김보리 기자
2015.02.26 06:00:00

한국은행, 2015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많이 떨어져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우리 기업들의 교역조건이 전달에 이어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탓이다.

26일 한국은행의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95.41로 지난 2010년 11월(96.44)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93.37)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8.4% 증가한 수준으로 2009년 6월(12.6) 이후 최고치다.

수출가격이 떨어졌지만 수입물량 가격 하락폭이 더 커, 순상품교역지수를 높였다. 순상품 교역조건은 지난 7월(89.19)를 기록한 이후 6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이란 수출품 한 단위를 판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 실질 국민소득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순상품교역지수가 높게 나온 것은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반도체·전자표시장치 등 공산품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6.0%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반도체·전자표시장치가 늘었으나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줄어 전년 같은 달 대비 4.1% 하락했다.



수입을 보면 물량지수는 수송장비, 전기·전자기기, 일반기계 등 공산품이 늘어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소송장비, 전기·전자기기 등이 늘었으나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줄어 전년동월대비 11.3%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원유 수입금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1.3%, 수입단가도 43.5% 급감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6.33으로 전월(133.86)대비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14.9%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일반기계 수입물량 및 금액지수 상승폭이 돋보였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지수는 14.9% 증가했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지수도 8.7%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석탄제품과 공산품 가격도 내리면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많이 떨어져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면서 “일반기계의 수입물량과 금액지수는 경기와 연동돼 있지만, 설비투자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