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14.07.21 08:01:2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근 이영관 도레이케미칼 대표는 한국의 투자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도레이가 한국에 투자를 얼마나 더 할 것인지를 묻는 한국 스스로 매력적인 투자환경부터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
이같은 쓴소리는 한국 증시에도 적용할 수 있을 법 하다. 외국인의 투자만 바라보고 있는 한국 증시는 과연 돈이 모일만한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을까.
우리는 항상 신흥국 내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의 투자매력이 높다고 설명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싶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1일 한국 증시의 신흥국 내 시가총액 순위가 현재 2위에서 2030년에는 4위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며 증시 성장도 상대적으로 부진해질 것이라는 이유다.
이는 투자매력 중 하나인 성장성이 더 이상 담보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전망이 100% 확실한 것은 아니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성장하지 않는 증시에 누가 돈을 투자하고 싶겠는가.
또 다른 투자매력인 ‘배당성향’에서도 국내 증시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떠나는 외국인들의 증언만 들어도 그렇다. 해외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떠나는 이유로 한국의 배당성향이 낮고 주주우선 문화가 부족한 것을 손꼽는다.
코스피가 글로벌 경제 회복 전망과 2기 경제팀 출범 기대에 박스권 탈출을 꿈꾸고 있다. 다행히 새 경제팀은 한국 증시가 투자매력을 유지하려면 어떤 기반을 갖춰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내 유보금 과세 등으로 기업 배당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박스권 탈출이 끝이 아니다. 또 다른 박스권을 만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속적인 상승이 필요하다.
새 경제팀이 이같은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2기 경제팀은 경제와 증시의 성장 방향은 알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 해법으로 부동산 규제완화, 금리인하 등 고전적인 ‘돈 풀기’만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의 경제와 증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보는 장기적인 그림도 함께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