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동욱 기자
2012.10.31 08:16:12
공주 등 세종시 주변지역..전셋값 오르고 경매시장 과열
공무원 떠난 과천, 집값 급락..당분간 침체 이어질 듯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공주가 세종시와 가깝다 보니 세종시에서 집을 못 구한 분들이 이쪽으로 많이 옵니다. 전세 물건은 벌써 동이 났습니다.”(충남 공주 P중개업소 대표)
국무총리실 등 정부청사 이전과 함께 본격적인 ‘세종시 시대’가 열리면서 충남 공주 등 세종시 주변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종시 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주택수요가 급증한 데다 세종시 출범에 따른 각종 개발 기대감이 더해진 영향이다.
가장 먼저 발동이 걸린 곳은 전세시장이다. 공무원들에게 공급된 세종시 아파트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충남 전셋값은 10월 들어서만 1.9%, 공주는 1.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셋값과 집값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아예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어 집값도 많이 올랐다. 충남 집값은 올해 6.6% 상승해 전국 평균(0.1%)을 훨씬 뛰어넘었다.
경매시장도 뜨겁다. 최근 경매에 부쳐진 공주 시내 전용면적 48㎡ 아파트는 감정가(5800만원)보다 높은 6020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경매 물건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비율인 고가낙찰률은 이달 5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고가낙찰률은 3.27%에 불과했다.
반면 정부청사 이전으로 불똥이 튄 곳은 정부과천청사로 대표되는 경기 과천지역이다. 행정도시로서의 ‘과천시대’가 저물면서 부동산 시장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과천 집값은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2000년대 들어 수직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당시 3.3㎡당 평균 915만원이었던 아파트값은 2006년 3.3㎡당 3693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엔 얘기가 달라졌다. 시장수요를 탄탄하게 뒷받침했던 공무원들이 이사를 떠나면서 시장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재건축 사업마저 침체를 겪는 터라 하락세는 가파르다. 10월 현재 과천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고점 대비 35% 하락한 2400만원까지 내려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세종시 주변지역은 행정도시 후광효과는 물론 지방 시장 회복과 맞물려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과천은 분위기가 정반대”라며 “과천청사에 새 기관이 들어서긴 하지만 여전히 지역 공동화 우려가 크고 무엇보다 재건축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은 이 같은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