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봄’오기 전에… 전세 서둘러라

by조선일보 기자
2006.12.26 08:54:48

내년 전세 마련 주의 사항 3

[조선일보 제공] 연말을 보내면서 내년 초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마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만큼은 아니어도 내년 전셋값 역시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돈으로 전세를 구하거나 같은 값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실속있게 전세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념해 전세 매물을 알아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1. 직장 가깝다고 무작정 얻지 말자

전문가나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내년 역시 0~5%의 전셋값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내년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30%쯤 감소한다”며 “집 주인들이 늘어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전셋값으로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세 수요가 몰리는 내년 봄 전에 조금 서둘러야 한다. 특히 언젠가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반드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 뒤 이런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전세를 구하는 것이 좋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무작정 직장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전세 살 곳을 고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비용 부담 최소화나 향후 청약 문제 등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 2008년 무주택자 혜택 무시하지 말자

집을 구입할 작정이라면 전세로 묶이는 자금을 최 소화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함 팀장은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 워낙 급등한 탓에 내년엔 지역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 조정기에 원하는 집을 구입하려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을 미리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2008년부터는 주택 청약에서 무주택자가 크게 유리해지고 이때부터 정부의 신도시 공급도 본격화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아파트들은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도시 공급 예정지 인근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해당 자치 단체 1순위 자격 요건을 갖춰두는 것도 방법이다. 부동산으로 자산 증식을 염두에 둔다면 가급적 발전 여력이 높은 지역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부동산팀장은 “매일 출·퇴근길에재건축·재개발·교통망 개선 등으로 달라지는 도시의 변모를 보며 부동산시장을 내다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곳이 좋다”고 말했다.

3. 대규모 입주단지를 지나치지 말자

▲3월 입주 예정인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더 스타시티’.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주상복합아파트로, 35~58층 4개동 1177가구. 지하철 2호선, 7호선 건대입구역이 인접해 있다.
비용 최소화 차원에서는 대규모 입주가 이루어지는 지역이나 그 인근 단지를 고르는 게 유리하다. 한꺼번에 수천 가구씩 입주하는 신도시 등에서는 전세 물량이 많고,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비슷한 이유로 떨어진다.

지난 2004년 경기도 용인시 죽전지구나 올해 초 용인시 동백지구가 이런 사례였다. 최근에도 입주를 코 앞에 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700가구) 인근 잠실주공 5단지의 전셋값은 이달 들어 3000만~4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내년 1월 입주가 예정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시범단지 아파트들도 30평형대가 9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남양주시 와부읍에서도 1220가구 규모의 동부센트레빌 입주로 인근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정부의 그물망 규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초기 재건축 단지들의 전셋값도 저렴한 편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개포동 저층단지 13평형 시세가 7000만~7500만원 정도 한다. 다만 좁고 낡은 아파트니만큼 그만큼 생활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