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하반기 소비심리 악화 `성장둔화`-한화

by손희동 기자
2006.08.31 08:30:21

올해 전체 유통시장 전년비 6% 성장 전망
할인점, 까르푸·월마트 M&A 효과 미미
홈쇼핑 수익성 떨어져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한화증권은 31일 유통업종에 대해 "2분기 이후 GDP 성장 둔화와 소비지출의 위축에 따라 소매판매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 이후 유통업종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이후의 소비경기는 체감경기 악화와 전년동기 대비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에 나타났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 기업형 유통의 경우에는 재래시장을 잠식하는 효과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소비 경기의 고점을 형성한 만큼 올 4분기 유통업 매출액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둔화되는 모습을 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대형마트 시장은 전년대비 12.0% 증가한 26조4000억원, 홈쇼핑 시장은 1.9% 증가한 18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체 유통시장은 전년대비 6.0% 성장한 167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상위 3개사가 시장의 78.4%를 점유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상위권 백화점들의 시장점유율 순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백화점 시장이 이미 과점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오승택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2005년 기준 백화점업계 시장점유율은 42.9%를 점유한 업계 1위의 롯데백화점이 여전히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22.8%, 12.7%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 17조8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백화점 시장은 소비침체로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장규모가 축소되었으며 아직 2002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시장 축소를 겪으면서도 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상승하면서 과점화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렇게 상위 3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5년 동안 1% 내외 증가하며 과점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까르푸는 이랜드가, 월마트코리아는 신세계가 각각 인수함에 따라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1강 3중의 구도로 변모했다.

이로써 한국까르푸와 월마트코리아의 M&A 이후 지난해 매출실적 기준 대형마트 시장
점유율은 이마트가 37.5%로 2위권 업체에 비해 두배 가량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홈플러스가 19.9%, 롯데마트가 14.3%, 이랜드가 14.8%를 점유하게 됐다.

한국까르푸와 월마트코리아의 M&A로 비록 시장구도와 점유율 변동이 발생하게 되나 한국 까르푸와 월마트코리아는 영업이익률, ROE, ROIC 등이 상위 3사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나 인수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오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그만큼 외국계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



오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규모의 대형마트 인수 합병으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으나 대형마트를 인수한 이마트와 이랜드의 경우 고용승계 문제와 차입금 증가뿐만 아니라 영업효율성이 낮은 점포들의 수익성을 개선시켜야 하는 부담까지 짊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신규점포 출점이 강화되면서 대형마트 상위 3사간에는 단위면적 당 매출 효율성의 변화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단위면적 당 매출의 큰 폭 증가를 보였으나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이마트는 단위면적 당 매출액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률의 경우 홈플러스가 2005년 하락한 반면 롯데마트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이마트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 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지난해 홈플러스는 신규점포 출점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단위면적(m2) 당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전년대비 증가하며 영업이익률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로 홈쇼핑 시장구도의 점진적 변화가 예상된다.

2001년 후발 3사의 시장 진입으로 국내 홈쇼핑 시장은 GS홈쇼핑(028150)과 CJ홈쇼핑(035760)의 양자 구도에서 상위 5사에 의한 시장분할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2005년 상위 5사 기준 홈쇼핑 시장점유율은 GS홈쇼핑(028150)이 34.8%, CJ홈쇼핑(035760)이 27.5%, 현대홈쇼핑이 18.1%, 우리홈쇼핑이 12.0%, 농수산쇼핑이 7.7% 수준이라고 한화증권은 분석했다.

우선 앞으로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로 홈쇼핑업계의 구도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단기적으로는 현대홈쇼핑과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업계 1위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오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오 애널리스트는 과거 홈쇼핑 후발주자였던 현대홈쇼핑의 예에서 이같은 추론을 이끌어 냈다.

그는 "현대홈쇼핑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연평균 28.5%의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후발주자 중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 왔다"면서 "그 이유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오프라인에서의 유통 노하우와 이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반으로 홈쇼핑 영업을 추진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비록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태광산업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향후 우리홈쇼핑은 롯데쇼핑이라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로부터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 방송위원회로부터의 최대주주 변경승인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의해 롯데쇼핑의 홈쇼핑시장 진출이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홈쇼핑 업계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오 애널리스트의 결론이다.

그는 "결국 롯데쇼핑 인수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 실시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SO송출 수수료 인상, 광고판촉비의 증가 등 판관비율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는 홈쇼핑 업계 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