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정용진 회장…“올해 다시 성장페달 밟는다”
by김정유 기자
2025.03.05 06:00:00
‘성장 선봉’ 이마트, 연내 수도권 3개점 오픈
‘매출 3조’ 스타벅스도 연내 100개 이상 신설
이커머스는 ‘혁신적 협업’, 성과중심 수시인사는 계속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오는 8일 취임 1년을 맞아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했다. 올해는 본업 경쟁력을 한층 극대화해 내실 있는 성장 페달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초격차 시장 지배력’을, 부진했던 계열사들은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투트랙’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사진=신세계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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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이 올해 추진하는 성장 재개의 선봉장은 이마트(139480)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와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마트는 지난달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올 상반기 중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연다.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연내 3개 매장을 선보이는 것.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매장 수는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감소했다. 정 회장은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올해 다시 외형 성장을 재개한다. 지난해 7월 흡수된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연내 20곳 이상의 가맹 매장을 열 계획이다.
정 회장은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올해 3곳에 이어 오는 2027년까지 신규 점포를 3곳 이상 열 계획이다.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올해 2곳을 포함해 새로 여는 점포 상당수는 트레이더스로 구상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이 ‘일부러 가고 싶은’ 접점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푸드마켓 등 차별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매장 개편을 통한 ‘쇼핑몰 방식 전환’도 계속 확대한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점포 개편을 위해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를 아우르는 통합매입 시너지를 늘린다. 또한 ‘고래잇템’과 ‘가격파격선언’ 등 초저가 상품을 통해 고객들이 확실히 체감하는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넘은 스타벅스도 초격차 지배력 확대를 지속한다. 연내 10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연다. 최근 ‘흥행 대박’을 이어가고 있는 스페셜 매장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1년 전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집중했던 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건설 등 개선이 필요한 사업군의 정비였다.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과 SSG닷컴, 지마켓의 수장 동시 교체, CJ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올해는 이들 계열사의 성장 기틀을 완성하는 ‘완전 정상화 원년’을 만들겠단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첫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한 SSG닷컴은 수익성 개선과 물류 경쟁력 강화를 가속화한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700여개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배송 영역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지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플랫폼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이 필요하며 특히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상장 폐지를 계기로 보다 효율적인 경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계속해서 영업손실이 개선되는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노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 이마트24의 노브랜드 상품 도입점포는 올해 초 1000점을 돌파했다. 노브랜드 점포는 평균 일 매출이 전체 점포 평균 대비 38% 높다. 이마트24는 연내 노브랜드 점포를 2500개, 내년 4000개까지 확대해 전체 점포의 60% 이상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 기조도 이어간다. 정 회장은 취임 후 과거 관례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신속한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