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1.05.28 07:27:23
환자 97.2%가 60세 이상, 근육 떨림, 경직 동반된다면 의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고령화 사회라는 말이 더는 낯설지 않게 되면서 퇴행성 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파킨슨병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한 질병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인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도파민은 운동과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로, 이 물질의 분비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각종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 생각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킨슨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총 11만 1,311명으로 2016년 9만 6,499명보다 약 15.3%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전체 환자 대부분이 60세 이상에 속했는데, 지난해 파킨슨병으로 치료를 받은 60세 이상 환자는 10만 8.234명으로 전체 환자의 가운데 약 97.2%를 차지했다.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유전적인 요인과 생활 환경 및 습관, 약물 등이 파킨슨병에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일반적인 노화 현상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몸이 예전과 달리 무겁고 둔해진 느낌이 들 수 있고, 상대방과 대화 할 때 발음이 불분명해지기도 한다. 또, 무기력증과 함께 불안정한 보행 자세를 보이는 등 노화에 따른 운동능력 저하와 구분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일반적인 노화와 달리 한쪽 다리나 팔이 이유 없이 떨리거나, 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같은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첫 단계에서는 팔다리에 경련과 떨림 증세가 있어도 균형감은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지만, 더 악화된 단계에서는 스스로 정상적인 보행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그 이후에는 보조기구가 있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혼자 움직일 수 없어 보조기구나 보호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만큼 파킨슨병은 조기에 치료 하는 게 중요하며,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해 나가야 한다. 치료는 주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물을 통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하게끔 돕는다. 이와 함께 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재활 치료를 병행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파킨슨병은 노화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초기에 병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재활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킨슨병을 진단할 때 환자의 병력 청취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체크 해뒀다가 증상이 의심될 때 전문의와 의논하면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