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술집은 '텅텅'…약국은 마스크 사려 '북적'

by김범준 기자
2020.04.22 05:59:00

[코로나가 바꾼 소비패턴]③
전년 동기比 지난달 카드 승인액
요식업종 27%, 유흥주점 36%↓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요식업종과 유흥주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요식업종의 일평균 카드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주점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작년보다 36.2% 매출이 줄었다.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타인과의 만남 자리가 줄면서 굳이 밖에서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외식 소비가 감소한 것이다. 또 회식과 각종 모임 자제 등으로 사회적으로 이른 귀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술 소비는 더욱 줄었다는 분석이다.

음주 후 택시를 통해 귀가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택시 매출도 줄었다. 지난달 택시비 카드 결제는 전년 동기 대비 4.9%,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입구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목욕 등 선택적 소비 경향이 강한 영역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목욕·마사지업종에 대한 신한카드의 일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3% 급감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타인과 직간접적인 신체 접촉을 하게 되는 상황을 꺼렸기 때문이다. 다만, 미용실 매출은 24.6% 감소로 감소폭은 덜했다. 기본적 사회생활과 청결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미용실 방문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카드 사용 분석과 실제 몇몇 미용실에서 인터뷰를 해본 결과, 미용실은 특히 평일 소비 감소가 더욱 두드졌다”며 “평일 고객은 대부분 전업주부들인데 자녀들의 개학이 미뤄지면서 외출 빈도와 시간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개인과 가족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보건·의료업종에 대한 수요는 엇갈렸다. 약국의 카드 소비액은 전년 대비 15.5% 크게 늘었지만, 종합병원(-16.6%)과 개인병원(-8.6%)의 매출은 줄어들었다. 실제 최근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생활 방역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약국으로 사람들이 몰려 매일 같이 긴 줄을 만들기도 했다. 반면 병·의원은 감염 우려와 함께 개인 방역의 생활화로 국민적 건강이 증진되면서 예년보다 방문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의 한 약국 앞에서 주중에 마스크를 사지 못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