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된 언택트 소비…드라이브스루·O2O 매출 '쑥'

by이성웅 기자
2020.03.31 05:30:00

커피전문점, 비대면 결제 급증…O2O 배달 서비스도 활발
롯데百, 온라인 방송에 3D 기술로 상품 소개
온라인·모바일에 밀리던 TV 홈쇼핑도 기지개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언택트(비대면) 소비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특히 식품업계에선 소비자들이 감염 우려에 대면 소비를 꺼리면서 언택트 소비를 통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식품과 배달업 등 일부 업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언택트 소비는 백화점, 호텔 등 소비재 분야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앱을 활용한 스타벅스의 비대면 주문 시스템 ‘사이렌오더’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비대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업계의 대표적인 비대면 결재 방식은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다. 사이렌 오더는 직원에게 주문하지 않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한 후 매장에서 수령만 하는 결제 방식이다.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는 올해 1~2월까지 800만건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사이렌 오더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전체 주문 건수 중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드라이브 스루(DT) 매장 이용 건수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DT 주문 건수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별도 결제 수단 제시 없이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마이 DT 패스’를 통한 주문도 올해 들어 30% 증가했다.

한국맥도날드에서 DT 플랫폼 ‘맥드라이브’ 매출이 20% 증가하고, 배달 플랫폼 ‘맥딜리버리’ 매출 비중이 소폭 확대됐다. 특히 맥드라이브에서 인당 평균 구매액은 약 12% 증가했으며 딜리버리는 증가율이 2배가 넘었다.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던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전문점들이 온·오프라인 연계(O2O)를 통한 배달을 시작한 점도 비대면 소비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

카페 드롭탑은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통해 약 60여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 도입 이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해 지난 2월까지 103% 신장됐다.

드롭탑은 이번 달 내에 배달 서비스 가능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의 ‘파바 딜리버리’ 서비스도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시작한 파바 딜리버리는 지난 1월 한 달간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00%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0% 급증했다. 최근에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플랫폼도 확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 소비가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식품업계가 아닌 타 업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백화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이후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잇따른 휴점으로 타격을 받은 업종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의 ‘롯데백화점 라이브’ 방송 중 일부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자체 운영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프리미엄몰’을 통해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라이브는 백화점 상품을 TV홈쇼핑처럼 쇼호스트나 인플루언서와 같은 진행자가 백화점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V커머스 형태 판매 방식이다.

지난달 25일에 진행한 ‘공기청정기·스타일러’ 방송엔 평소 대비 9배의 고객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라이브 영상으로 소개한 1억원 상당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또 프리미엄몰과 엘롯데의 약 60여개의 브랜드 상품들을 3D 이미지로 촬영해 360도 어느 각도에서도 상품을 볼 수 있는 ‘3D 쇼핑’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생필품, 화장품 등 대중 상품에 이어 직접 보고 구매하던 프리미엄 고가 품목까지 온라인으로 사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선 프리미엄 가구, 가전, 신선식품 등 대부분 상품군에서 온라인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의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했지만 온라인에선 프리미엄 가구, 가전, 신선식품 등 매출이 늘었다. 특히 가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급증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에 밀리던 TV홈쇼핑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14.5% 증가했다. 이 중 방송 상품 신장률은 13.7%, 온라인 현대H몰 신장률은 11.2%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일반식품(110.2%), 건강식품(66.1%) 등 식품 상품군 매출이 크게 늘었고, 주방용품(31.5%)도 판매량이 늘어났다.

패션 상품 주문액도 지난해와 비교해 17.2% 늘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에이앤디의 봄 패션상품은 지난해보다 131.5% 이상 높은 주문고를 올렸다.

호텔업계에서도 언택트 소비가 각광받으며 호텔 내 식음업장 이용권 대신 룸서비스 이용권이 포함된 패키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3월 초부터 한달 동안만 판매하기로 계획했던 룸 서비스 패키지가 특히 큰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 기간을 한달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