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마리 8900원·택배비 무료”…해수부 장관이 광어 판촉 나선 사연

by최훈길 기자
2019.03.11 07:24:15

김영춘 장관, 광어 산지 가격 폭락에 페북 판매 홍보
주문 폭주해 품절…판매처 “3월에 2차 물량 오픈”
황교익 “산지 직송 배달·숙성돼 활어회보다 감칠맛”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홍보한 광어가 품절된 상태다. 판매처는 이달 중으로 2차 물량을 판매할 계획이다.[공영홍쇼핑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광어(넙치) 산지 가격이 폭락하자 정부가 어민들을 돕기 위해 ‘광어 살리기’에 나섰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광어회 반 마리를 8900원에 집에서 택배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라며 “숙성 회 상태로 초장·간장·고추냉이까지 서비스가 되네요. 한 마리는 1만7500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산지에서 광어를 잡아 회를 떠서 포장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진공 냉장 포장이기 때문에 배달 과정에서 숙성이 된다. 김 장관은 “공영홈쇼핑에서 주문하실 수 있고 택배비는 무료”라며 “이렇게 싼 가격은 광어양식자조금위원회가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글은 5만7342명(이하 8일 기준)에게 도달됐고 1만9709명이 참여하는 등 반향을 보였다. 이후 주문이 폭주해 현재 해당 품목은 품절된 상태다. 판매처 관계자는 “생물 회 특성상 작업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2차 물량은 3월 중 오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광어회가 이렇게 저렴하게 판매되는 이유에 대해 “산지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제주양식조합에서 자구책으로 이런 일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월 광어(제주산 1kg 기준) 산지 가격은 전월대비 5.2% 하락한 kg당 8604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30%나 폭락한 가격이다.

수요가 줄면서 산지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해수부와 수협은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비촉진을 위한 시식행사를 열었고 특별판매까지 나섰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공영홈쇼핑 등에서 광어회 반 마리를 8900원에 판매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광어 살리기’에 힘을 싣고 있다.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장관의 페북 글을 공유하면서 “생산자가 제값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가 큰 이득을 보는 사업”이라며 “싸고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활어회보다 감칠맛이 더 있다. 숙성 과정에서 감칠맛의 이노신산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라며 “활어를 실어나르는 수조차에는 생선보다 바닷물이 몇 배나 더 들었다. 횟집에서는 생선을 살리느라 수조에다 산소발생기와 냉각기를 돌린다. 이게 다 돈이다. 산지 직송 가정 배달 생선회는 이런 거 없으니 싸다”고 강조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