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돋보기] ‘서울시 정책 때리기’에도 박원순 묵묵부답, 왜?

by김기덕 기자
2018.04.28 09:00:00

안철수·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표 정책 비판
박 시장, 로키 전략… “대세론 굳어져 무대응 일관”
시정 복귀해 현역 프리미엄 누리는 편이 나을 듯
조용한 선거전 속 박 시장 지지율, 타 후보 4~5배↑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SETEC에서 열린 제38회 장애인의날 기념 ‘2018 함께서울 누리축제’ 개막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연일 ‘박원순표 정책 때리기’에 나섰지만, 박원순 시장 캠프측은 무대응하는 ‘로키(Low-key)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박 시장으로 대세론이 굳어진 상황에서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는 논란에 휘말리지 말고, 시정에 집중해 최대한 현역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8일 정치권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8~20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직후 서울시정으로 곧장 복귀를 선언했다. 지방선거와 관련한 각종 현안 및 정책 등은 캠프측에 맡기고, 지방선거 후보 등록(5월24~25일)일까지 남은 한달 간은 사실상 시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김문수 후보는 연일 박 시장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열린 정책 공약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이 지난 7년 간 토목을 나쁜 것으로 생각하고, 자연을 방치해 버린 탓에 서울 교통 지옥을 유발했다”면서, “예산이나 수익성이 충분한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진정한 문명사회 지도자라고 볼 수 없다”고 비꼬았다.

안 후보도 최근 박원순표 정책인 서울로7017과 서울혁신파크 등을 방문해 ‘전시성 예산 및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6일에는 임대료가 비싸 청년에게 그림의 떡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사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대방 후보측의 도발에도 박 시장측은 반박하거나 해명을 내놓는 등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박 시장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개통 1주년을 맞은 서울로7017은 시민 10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있고, 서울 대중교통 속도나 만족도는 모두 개선됐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사실상 본 선거 운동 전에는 시정에 집중하고 상대 후보의 비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치적으로 큰 논란이 있던 사안에 대해서는 박 시장이 아닌 선거캠프 대변인이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물러난 김기식 전 금감원장과 인터넷 댓글 조작사건 연루 의혹을 받았던 김경수 의원을 두고 박 시장이 후견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인지 아니면 본심인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 그런 도덕관과 판단력은 서울시장으로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것”이라고 거세게 몰아부쳤다. 이에 대해 박양숙 캠프 전 대변인은 “이미 충분히 설명 드리고, 소명한 내용에 대해 공당의 최고위원과 서울시장 후보가 연이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공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맞받아쳤다.

이처럼 박 시장이 겉으로 드러나는 선거행보를 보이지 않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려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은 이미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선거 판을 키우지 않고 조용하게 선거를 치루는 편이 훨씬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남북정상회담 등의 이슈로 지방선거에서 이미 민주당의 압승이 점쳐지기 때문에, 선거판을 뒤흔들만한 이슈가 터지지 않는 한 판세 역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메트릭스코퍼레이션이 매일경제·MBN의 의뢰를 받아 지난 14~16일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무선 여론조사(응답률 12.1%)에서 3자 대결 지지율은 박원순 52.1%, 안철수 13.3%, 김문수 10.1%의 순으로 박 후보가 다른 두 후보를 4~5배나 압도하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