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UAE 원전, 이보다 좋은 사업 없다"

by최훈길 기자
2017.12.27 06:00:00

[이데일리가 만난 사람 ④]전 한전 사장
"수익률 좋고 원활하게 자금 조달돼"
"한전과 UAE 공사 관계도 최상 상태"
"UAE 원전 건설로 영국에도 신뢰 줘"
"원전 시장 넓어, 영국서 멈춰서 안 돼"

조환익 전 한전 사장.[사진=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조환익 전 한국전력(015760)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과 같은 좋은 사업이 나올 수는 없다”며 “UAE 원전 사업은 고마운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조환익 전 사장은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UAE 원전은 수익률이 좋고 UAE에서 원활하게 상당 부분의 자금을 조달했다”며 “한전과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의 관계도 역사상 이렇게 좋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UAE 원전은 아부다비 서쪽 270㎞ 지점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 1∼4호기를 뜻한다. 이 원전은 2009년12월 한국이 해외에 첫 수출한 5600㎿급 한국형 원자로(APR 1400)다. 한전은 9억달러를 투자해 ENEC과 공동 합작법인(한전 지분 18%)을 설립했다. 한전은 운영기간인 60년간 494억달러(53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 228만대·휴대폰 5200만대 수출에 맞먹는 경제 효과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퇴임한 조 전 사장은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조 전 사장은 “‘함께 일해서 기뻤다. 덕분에 과거에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뜻을 전했다”며 “단합대회도 함께 할 정도로 한전과 ENEC 측과의 관계는 가장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조 전 사장은 이 같은 관계가 영국 측과의 원전 협상 과정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는 “그레그 클락 장관(영국 기업 에너지 산업부)에게 바라카 원전 1~4호기의 건설 사진과 메인 컨트롤 센터 사진, 한전 사장이 헬멧을 쓰고 원전 건설 현장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 같은 모습이 영국 측에 편안함과 신뢰감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전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의 일본 도시바사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전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수주가 확정되면 한국은 UAE 이후 8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조 전 사장은 “앞으로 남은 수익률·금융 리스크를 잘 극복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조 전 사장은 UAE 원전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정치적 쟁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원전 사업과 관련한 UAE 정부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급파됐다는 의혹에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원전 시장은 넓고 플레이어(선수)는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정도”라며 “UAE, 영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체 시장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