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선도하는 車·IT 3사
by노재웅 기자
2017.08.12 06:30:00
이동성에 국한했던 자동차…통신·서비스와 결합해 가치 확장
올 3분기부터 기아차·네이버·카카오 등 3사 신사업 본격화
| 기아자동차 모빌리티 브랜드 ‘위블’의 주거형 카셰어링 서비스 시연 모습.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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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세계적 동향에 발맞춰 국내 완성차와 정보통신(IT) 업계도 ‘모빌리티(Mobility) 서비스’를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판단하고, 올해부터 브랜드 설립과 본격적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빌리티란 자동차를 중심으로 관련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제반 산업을 통칭하는 말이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확장은 ‘이동성’에 국한했던 자동차의 가치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완성차 업체로는 기아자동차(000270)가, IT 업계에선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3개사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날부터 서울 구로구에 있는 천왕연지타운 2단지 내에 쏘울EV, 니로, 카니발 등 차량 9대를 배치해 입주민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주거형 카세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최근 기아차가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선보인 모빌리티 서비스 브랜드인 ‘위블(WiBLE)’의 첫 번째 사업이다.
위블은 ‘언제 어디서든 널리 접근 가능하다(Widely Accessible)’라는 의미로, 기아차가 추구하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지향점이 담겨 있다. 이동성과 관련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소비자 관점에서 이동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고, 개개인의 취향과 용도에 따른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기아차는 카셰어링 차량을 아파트 주차장에 배치해 바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 카셰어링 차량에 △전방충돌방지보조(FCA) △후측방충돌경고(BCW) △차선이탈경고(LDW) 등 첨단 안전사양을 탑재해 입주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향상했다.
기아차는 위블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장보기나 자녀 통학과 같은 입주민의 세컨드카 필요에 대응하고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아차는 주거형 카셰어링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의 구축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의 창출뿐만 아니라 기아차 브랜드 및 상품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잠재 고객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유 트렌드 확산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빌리티 브랜드 위블을 출범하고 관련 서비스 사업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번 주거형 카셰어링 서비스 출범을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의 경험을 축적하고 향후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를 통해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IVI 플랫폼과 이를 구현한 제품을 지난달 29일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올 초 ‘2017 서울모터쇼’에서 해당 플랫폼과 시제품을 처음 공개한 후 약 4개월 만이다.
IVI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Vehicle Infotainment)’의 약자로 차 안에서 미디어, 길 찾기 같은 주행 정보, 모바일 기기와 연동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선 그린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카셰어링 차량에 네이버랩스가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하드웨어 ‘헤드유닛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운영한다.
IVI는 모두 네이버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카카셰어링을 이용하거나 더 먼 미래에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를 염두에 둔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 로그인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서비스를 어느 차량에서나 동일한 경험으로 연결해준다. 자동차를 또 다른 서비스 플랫폼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으로 저장해 놓은 목적지로 바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날씨·캘린더·뮤직·라디오 등 상황에 맞는 콘텐츠 활용이 가능하다. 또 AI 기술 적용을 통해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해 목적지 검색과 길 안내를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네이버는 현재 그린카 외에도 완성차 업체, 에프터마켓 기기·서비스 업체 등과 IVI의 B2B(기업간거래) 제휴를 협의하고 있다. 향후 IVI 플랫폼을 통해 차 안에서와 도로 위의 정보 연결이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에서 카카오택시, 드라이버(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은 이달 1일부터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 대한 속도를 한층 가속화할 방침이다.
먼저 일 호출수 150만건을 기록 중인 카카오택시에 3분기 중으로 ‘기업용 업무 택시’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자동 결제’ 기능을 도입한다.
기업용 업무 택시는 택시 회사와 기업이 제휴를 맺고, 기업의 임직원들이 업무 용도로 택시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한국스마트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카카오페이 자동 결제는 운행 요금을 카카오택시 앱에 등록해둔 카카오페이로 자동 결제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운행 요금 결제를 위해 카드를 대거나 현금을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올 4분기에는 모바일 주차 서비스 ‘카카오파킹(가칭)’을 출시한다. 주차장과 운전자를 모바일을 통해 연결, 원하는 지역의 주차장을 검색하고 주차 예약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원스톱 주차 서비스’를 지향한다.
카카오는 또 완성차 업체들과 손잡고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차량에 적용한다. 현대·기아차와 손잡고 오는 9월 출시하는 ’제네시스 G70‘에 음성명령으로 길 찾기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처음으로 탑재한다.
카카오 I는 음성 인식 기술, 자연어 처리기술, 이미지 인식과 같은 멀티미디어 처리기술, 챗봇과 같은 대화 처리기술 등 카카오 AI 기술을 집결한 플랫폼이다. 음성 인식을 통해 목적지 검색과 맛집, 관광지, 정비소 등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확장성과 개방성이라는 기조 아래 협업을 원하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커넥티드 카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모빌리티 산업 규모가 2015년 기준 3조5000억달러(약 3864조원)에서 2030년 6조7000억달러(약 7396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빌리티 산업 중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0.86%에서 2030년까지 22.4%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자동차 제조·판매 비중은 78.6%에서 59.7%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