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대우건설, 앞에서 주택이 끌고 뒤에선 해외가 민다
by이승현 기자
2016.09.07 06:00:00
대우건설
주택분야 7년 연속 1위 수성
분양불패 덕에 2Q영업익 14%↑…3분기 만에 1000억원대 다시 회복
신규 해외수주 4조 6000억
올 3월 사우디 10만가구 MOU…인도 교량사업 16년만에 재진출
수주절벽 탈출 3분기 턴어라운드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저유가로 인한 발주 지연 등으로 해외시장이 축소되는 위기 속에서도 신규 시장 진출과 국내 주택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 경기가 살아난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해외사업 실적 역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그동안 수주에 공을 들인 해외사업이 하반기에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5조 5463억원의 매출과 16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 7102억원과 견줘 17.8% 늘었다. 경쟁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수익 우선 경영을 펼치면서 매출 외형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3조 2768억원) 대비 7.3% 증가한 3조 5169억원을 기록했다. 주택과 건축부문이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분양사업이 잇달아 성공한 게 큰 힘이 됐다. 토목과 플랜트부문 역시 고른 성장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만 2000여가구를 성공적으로 공급하며 2010년 이후 6년 연속 민간 주택 공급 1위를 달성했다. 올해도 3만 1000여가구의 다양한 주거 상품을 내놓아 7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 9960억원, 영업이익은 1057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 만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신규 수주는 2조 51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늘며 10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해외 토목 및 발전 현장 매출 증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1조 4334억원) 대비 41.6% 증가한 2조 294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4조 619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9254억원)와 견주어 22% 줄었다. 분양시장 호조로 주택과 건축부문이 실적을 이끌어 국내에서 4조 1004억원을 수주했지만 저유가로 인한 발주 지연 등으로 해외에서는 5187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해외에서 희소식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 향후 10년간 10만 가구의 주택을 건설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공항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분당신도시 2배 규모(38㎢)의 ‘다흐야 알푸르산 신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비 규모는 약 180억~200억 달러(한화 약 21조~23조원)로 추정된다. 올해 하반기 설계가 완료되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건설 수주 프로젝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같은 달 총 4억 8000만 달러 규모의 교량 건설사업을 수주하며 인도 시장에 16년 만에 재진출했다. 대우건설은 에티오피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뎌 8200만 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공사를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미 동남아시아와 남아프리카 다수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올해 하반기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 신규 수주 실적이 내부 목표치를 상회해 연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에는 태국에서 록슬리(Loxley)그룹과 태국 환경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4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태국 폐수관리 마스터플랜 사업’의 후속 사업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다. 대우건설은 이번 MOU를 바탕으로 록슬리그룹과 향후 하수처리시설, 정수처리시설, 재이용시설, 소각시설 등 환경사업 전반에 대한 협업을 강화해 태국 환경시장 진출의 전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티크리어 정유공장(RRE) 프로젝트와 동남아시아 건축현장 등 손실이 있었던 해외사업장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베트남과 쿠웨이트 등 원가율이 좋은 현장의 매출이 본격화되는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