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합병 전 잠재손실 털어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by박태진 기자
2016.03.29 06:00:00

증권업계에서 본 삼성물산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해 통합 출범 이후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낸 삼성물산 건설부문. 지금도 저유가와 글로벌 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증권업계는 삼성물산이 합병시 잠재 손실에 대한 리스크를 최대한 반영해 추가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 가능성이 낮은데다 올해 카타르 발전 등 수익률이 양호한 현장의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 역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해외건설 수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3조 470억원, 영업손실 345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9월 1일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전년(2014년)과 실적 비교는 어렵지만 실적은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건설부문을 포함한 삼성물산 전체 부문은 작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 13조 3446억원, 영업이익 371억원, 당기순이익 2조 6856억원을 기록했다. 결산 과정에서 옛 삼성물산 가치를 재평가해 우발부채, 자산 가치 하락 등 총 2조 6000억원의 잠재손실을 반영했지만 합병으로 인한 바이오 사업 등 평가 이익 반영을 통해 순이익은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옛 삼성물산의 잠재 손실을 털어 냄으로써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새 출발 의지를 다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관련 추가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향후 부실화 수준을 제로로 만들 수 있게 됨에 따라, 올해 이후 본격적 실적 성장을 위한 기반구조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던 구(舊) 삼성물산 관련 손실이 대거 반영되며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매출 14조 5000억원, 수주 16조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지난해 적자 실적을 딛고 올해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는 한편 실적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부문에서 해외 프로젝트의 잠재 부실 가능성이 낮아지는 동시에 신규수주 증가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건설 시장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핵 협상 타결로 개방된 이란 시장에서 연내에 발주가 이뤄진다면 중동시장에 대한 숨통이 트이겠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