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1.05 07:47:2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뜻대로 되는 게 없네요’
어제 장 마감 후의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다. 잠시나마 대형주 수익률이 살아나는가 했더니 시장이 만만치 않다. 현대차가 15만원선으로 내려오고 포스코가 30만원에서 이탈하자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기본적으로 담았던 펀드는 깊은 한숨을 토해 내고 있다.
4일 코스피는 닷새 만에 다시 1930선까지 주저앉았다. 현대차(005380)와 삼성전자(005930)의 주주환원정책 언급으로 올랐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내줬다. 코스닥 역시 전거래일 보다 1.87% 하락하며 540선까지 내렸다.
혹자는 엔저로 인한 하락인 만큼 환율이 안정되면 다시 코스피가 오를 것이라 말한다 . 이달 중순 삼성SDS가 상장되면 다시 투자자금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시장의 상승을 기대할 만한 가시적인 요소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증시 역시 답답하다. 전날 뉴욕증시는 유가 약세 속에 에너지업종이 거듭 하락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종합지수는 0.10% 상승했지만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28%, 0.33%씩 내렸다.
유럽은 조금 더 우울하다. EU는 지난 5월 제시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낮췄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 역시 1.7%에서 1.1%로 내려잡았다. 유로존의 경기 위축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이 각각 0.52%, 0.92% 내리는 가운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증시는 2%씩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업계는 부양책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에서, 혹은 중국에서 부양책을 펴며 유동성 동아줄이 내려오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환율이 뒤엉킨 상황에서 양적완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설령 유동성이 풀린다 해도 성장 매력이 사라져가는 국내 주식에 유입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중 발표될 정부의 증시활성화 정책 역시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막연한 동아줄을 기다리기보다는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분간 내수주 중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종목으로 눈을 맞춰야 할 때다. 시장을 비관할 필요는 없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