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3세 김오영씨 부각..'경영권 승계 본격'
by이승현 기자
2014.02.25 08:00:00
김정완 회장 아들 김오영씨 제로투세븐 지분 11.39% 증여
매일유업 김오영, 제로투세븐 김정민 승계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매일유업(005990)의 3세 경영권 승계 작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1957년생으로 비교적 많지 않은 나이지만 조기 경영권 승계를 끝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은 ‘제로투세븐’에서 시작된다. 현재 김정완 회장의 아들인 김오영씨는 계열사인 제로투세븐(159580)의 지분 11.39%를 소유하고 있다. 매일유업(37%),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김정완 회장 동생, 12.0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지분율이다.
매일유업은 2007년 당시 22세로 미국에서 공부 중인 김오영씨와 김정민 회장에게 제로투세븐의 지분 77.1% 중 일부를 증여한다. 당시 제로투세븐의 주주 구성은 매일유업 77.1%, 김정완 회장 8.3%, 정희승씨(김정완 회장 부인) 3.5%, 김정민 외 5인 8.4%였다.
증여 이후 제로투세븐의 지분율은 매일유업 50%, 김정민 16.28%, 김오영 15.4%, 김정완 8.3% 등으로 변경됐다. 6년이 지난 2013년 2월 기업공개를 통해 제로투세븐의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김오영씨의 지분율은 현재의 11.39%로 낮아졌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매일유업이 상장 예정인 제로투세븐의 지분을 김오영씨에게 증여한 것은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당시 제로투세븐의 주가는 주당 5000원으로, 총 13만1479주를 6억5700여만원에 취득한 김오영씨는 이후 액면분할로 주식수가 131만4790주로 늘어났다. 현재 김오영씨가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130억원에 이른다.
당시 매일유업 오너가는 김오영씨에게 제로투세븐의 지분을 증여하면서 수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결국 수억원을 투자해 12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승계 작업의 다양한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김정민 회장이 현재 자신이 보유중인 매일유업의 지분을 조카인 김오영씨가 갖고 있는 제로투세븐 지분과 맞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2.5%의 제로투세븐 지분을 보유중인 김정민 회장의 입장에선 확실히 자신의 회사로 만들수 있는 기회다. 결국 김오영씨에게는 매일유업을, 김정민 회장에게는 제로투세븐을 맡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매일유업 전직 한 임원은 “매일유업이 최근들어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매일유업의 경영구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 관계자는 “김오영씨에게 제로투세븐 지분을 증여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후계 구도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매일유업 지분은 김정완 15.44%, 김정민 6.87%, 김인순 5.87%, 김정석 5.12%, 정상길 3.48%, 김진희 2.61% 등 특수관계인이 39.41%를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