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태평 한국마사회장 "공기업 수익성 생각할 때"

by김상윤 기자
2012.05.02 08:17:14

공기업 수익성 피력, 승마·말 가공식품 등 사업다각화
부정적 이미지 줄이기 위해 레저문화·사회공헌 확대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02일자 2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이데일리TV `이데일리 초대석`에 출연해 "나빠지고 있는 마사회의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라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경마 외 승마, 말(馬) 가공식품 산업 등이 전체 수익의 30% 이상 차지하도록 사업구조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사회의 비전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시절의 경험을 살려 마사회 발전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과 의견을 교환하고, 공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앞장 서겠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이어 "경마 이외 승마 레저 문화의 저변 확대와 말고기 등 가공식품 관련 산업 등을 마사회의 신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경마가 도박성 사행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사랑하고 즐기는 레저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식물원·가족공원 등을 꾸밀 계획"이라며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레저 공간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경마에서 얻은 수익의 상당부분을 농어촌·저소득층에게 지원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했다. 한국마사회장 자리의 적임자라고 보는가?

▲장관이 모든 분야에 대한 정책적 의사결정을 한다면, 마사회장은 말 산업 관련된 좁은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룬다. 경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한다. 마사회는 공기업이다. 공적활동도 하면서 기업으로서 지속 성장해야 한다. 5~10년 후에 마사회가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관 때 경험이 마사회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많은 도움이 된다. 마사회는 경마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됐다. 이를 위해 법률이나 제도를 바꿔야 하고, 정부부처와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할 것이 많다. 국회 또는 사회 각계각층과 의견교환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사회를 떠오르면 도박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사실 축구도 베팅을 한다. 스포츠토토를 통한 방식이다. 경마도 마찬가지다. 미국·호주·홍콩·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마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굉장하다. 레저 활동을 통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긍정적 역할이 있다. 우리나라는 도박성 사행산업 성격 중심으로 경마사업이 발전했다. 레저스포츠라는 부분이 덜 발전한 것이다. 앞으로 경마를 국민들이 사랑하고 즐기는 레저스포츠로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이 있는가.



▲경마를 통해 얻은 수익은 상당부분이 지방 농어촌, 교육 발전 등으로 투입된다. 순이익이 남으면 또 사회공헌에도 사용된다. 경마 자체를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만들고 싶다. 경마를 보러 올 때 식물원 등 다양한 문화 체험할 수 있는 레저파크를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작년에 말 산업 육성법이 통과됐다. 말 산업 육성의 의미는?

▲말 산업은 크게 경마·승마·말 가공식품 등으로 나뉜다. 우선 경마 자체만 봐도 우리나라는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말 능력도 떨어지고, 훈련시키는 기술도 약하다. 국제대회서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길러야 한다. 두 번째는 승마다. 국민 소득이 커질수록 새로운 레저스포츠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다. 말 개체수로 본다면 5~6만 필(匹) 정도면 활성화가 될 수 있다.
 
-말 가공식품 사업은 상당히 낯설다. 공급은 충분한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말을 먹으면 안 되는 문화가 있었다. 옛날에 말은 전쟁할 때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 현재 젊은 세대들은 말고기를 먹는 데 거부감이 적다. 프랑스와 일본 등 선진국에선 말고기가 상당히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농가가 말을 기르고 소득을 내려면 말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생각해야 한다. 말고기는 상당한 건강식품이다. 영양이 우수하고 건강에 좋다. 말뼈는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농가가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12만 필 이상 사육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에 20만 필정도 사육된다면 농가 소득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마사회 수익구조는 어떠한가?
 
▲수익이 보장된 사업을 하는 만큼 탄탄하다. 다만 수익구조가 최근 상당히 나빠지고 있다. 10년 동안 매출은 2% 조금 넘게 늘었지만, 비용은 배 이상 늘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3~4년 내에 굉장히 위험수위까지 갈 수 있다. 인터넷게임 등 다른 베팅 게임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경마는 정체돼 있다. 관리하지 않으면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호주의 경우 경마에 의한 수입은 전체에서 20% 밖에 안 된다. 사업 다각화가 시급하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경마 외에 들어오는 수익이 30% 이상 차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1977년 행시 20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했다. 이후 30여 년간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에서 재정과 세제 업무를 담당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2004년 초 `부처 간 교류제도`를 통해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업정책국장 지냈다. 이때 경험이 2008년부터 2년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자리까지 이어졌다. 2001년에는 `강물은 바람을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는 시조시집을 낼 정도로 문학의 조예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무안 출생 ▲서울 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행시 20회 ▲경제기획원 사무관 ▲재정경제원 법인세·재산세 과장,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재정경제부 정책홍보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한국마사회장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이 출연한 이데일리TV의 `이데일리 초대석`은 오는 15일(화) 오후 1시에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