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부터 다른데… 묻지마 투자 주의”

by조선일보 기자
2006.09.18 09:02:16

[한국인 미주택 상투 잡나 <하>] 현지 부동산 전문가 2인 인터뷰

▲ 남문기 회장, 10년 이상 장기투자를원칙으로 삼아야..김영훈 대표, 시장 매수자 우위 뚜렷 올 1분기부터 하락

[조선일보 제공] 미국 주택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한국 부동자금의 미국 유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 부동산업자들은 과거 주택가격이 대폭락한 적이 없고 대출규제가 적다는 점을 들어 한국 부동산보다 훨씬 안전한 장기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부동산 시장의 체질과 거래절차는 한국과 상당히 달라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부동산시장의 전망과 투자시 유의점을 미국 서부 LA의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회장(53)과 동부 뉴저지의 김영훈 그린모기지 대표(44)에게 들어봤다.

◆미국 부동산 시장 현황

▲김영훈=미국 부동산 가격은 작년 말을 정점으로, 올해 1분기부터 하락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매도·매수 세력이 50대 50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완전히 매수자 중심 시장으로 바뀌었다. 주택건설업자들도 건설 물량을 18~20%가량 줄이고 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자가 작년보다 30%가량 줄었다. 거래가 줄다 보니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한국 교포가 전직을 하고 있다.

▲남문기=거래건수는 작년보다 30~40% 정도 줄었다. 솔직히 지난 4년간 너무 광적으로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결국 돈이 된다’는 심리가 널리 퍼져 있고, 금리가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 감당할 수준이어서 집값이 30~50%씩 떨어지는 대폭락은 없을 것이다. 아시아와 러시아, 유럽에서 계속 자금이 유입되면서 집값을 떠받치고 있다.

◆한국 자금의 유입 동향

▲남문기=개인투자자들이 친인척이나 유학생 등의 명의로 20만~30만달러씩 가져와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내 뉴스타 부동산 52개 지점의 경우 한 달에 100건 이상 문의가 들어오고, 이 중 20건은 거래가 성사된다. 1년 전에는 성사되는 것이 6~7건에 불과했다. 한국 정부에서 해외부동산 투자장벽을 낮추면서 한국인들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다.





◆투자에 적당한 시기와 지역은

▲김영훈=지금은 관망하면서 좋은 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 부동산 시장은 연말이 고비가 될 것 같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금리정책의 영향이 크다. 올해에 10%, 내년에 10%가량 하락했다가 3년쯤 뒤부터 물가상승률 정도로 다시 오를 것 같다. 뉴욕의 맨해튼이나 LA는 가격은 비싸지만 많은 사람이 선호해 다른 지역보다 가격등락이 적다.

▲남문기=연고나 친척이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관리가 쉽다. 그리고 어떤 도시를 택하든 교포들이 밀집해 있고 선호하는 지역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희소성이 있어서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 투자시 유의점

▲남문기=최근 2~3년 사이에 집값이 2배나 뛰었다. 앞으로 이런 투자 기회가 다시 올 확률은 높지 않다. 투자를 할 때에는 반드시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김영훈=미국 부동산 투자는 한국보다 훨씬 많은 부대비용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대출받을 때 3~4%의 세금을 내야 하고, 팔 때는 무려 집값의 5%가량을 부동산 소개료로 내야 한다. 집이 두 채 이상일 경우 양도소득세도 30~40% 정도 내야 한다. 부동산 계약 후에 제3의 기관이 부동산의 은행담보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등 엄격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계약 후 만료까지 약 두 달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