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용만 기자
2004.06.06 14:25:27
민생·개혁위한 5당대표 회담 제의
[edaily 조용만기자] 다음은 민주노동당이 6일 밝힌 김혜경 민주노동당 신임 대표 취임사 및 문답자료
◇ 당 대표 취임사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자랑스러운 민주노동당 당대표 김혜경입니다.
이 자리에 선 지금 30 여 년 동안 창신동 골짜기에서, 난곡 산꼭대기에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과 함께 싸우며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창당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오늘의 민주노동당을 만들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온 당원 동지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들 모두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수권정당으로의 도약이라는 막중한 역사적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진보정당 최초의원내진출, 그리고 명실상부한 제3당 도약이라는 성과는 소중합니다. 노동자와 서민들은 이제 민주노동당의 정치를 체감하면서 정치가 곧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 우리가 제3당 하려고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것은 아닙니다. 의석 10개 차지하려고 121명의 지역구 후보들이 패배가 눈에 보이는 싸움에 불나비처럼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노동해방, 민중해방이라는 가슴 사무치는 꿈이 고동치고 있으며, 우리들의 눈은 이미 통일조국의 미래를 향해 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수권정당으로 도약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지 여러분 저 김혜경과 함께 6만 당원의 힘을 모아 2012년 집권을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들의 눈과 가슴은 이미 집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권이 가슴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비젼과 정책을 가다듬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실천을 통해 국민들의 가슴속에 민주노동당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자리 잡았을 때 비로소 국민들은 우리를 집권세력으로 선택할 것입니다.
우선, 원내와 원외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의 전형을 만들어 내야합니다.
원내에 진출한 우리 10명의 의원들, 누구보다도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한국사회 개혁의 상징, 투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당원 여러분께서는 힘을 모아 주셔야 합니다. 단병호의원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상징이 되고, 최순영 의원은 무상교육 실현의 상징이 되며, 천영세의원은 언론 개혁의 상징이 되고, 심상정 의원은 부유세 도입과 조세개혁의 상징이 되며, 권영길의원은 자주외교와 통일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사회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 바로 이것이 원내정치와 원외정치를 아우르는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대중정치입니다. 원외 투쟁으로 원내정치가 힘을 얻고, 원내 정치로 원외 투쟁이 활성화 되는 새로운 대중정치, 저 김혜경과 함께 당원의 힘을 모아 반드시 실현합시다.
당원 여러분!
집권을 위해서는 지역과 여성에 투자해야 합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2명으로는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구청장 2명으로는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많이 당선 시켜야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믿습니다. 민주노동당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진보적 지방자치가 무엇인지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국민들은 우리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이르지 않습니다. 지역조직 활성화를 위해 재정적, 정책적 투자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2006년 지방자치 선거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갑시다. 2004년 중앙정치 판갈이에 이어 2006년에는 지방정치 판갈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 그 절반의 지지 없이 민주노동당은 집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여성들과 함께 하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여성적인 구조와 정책을 가진 여성주의적인 정당이 되려고 했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민주노동당은 주로 ‘아저씨’들이 지지하는 정당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저씨들만의 지지에 만족하지 맙시다. 비정규직으로 차별받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 아이들 아토피 걱정에 무얼 먹일지 몰라 울상 짓고 있는 주부들, 그리고 이 세상을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며 씩씩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들의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함께 수다 떨면서 세상사를 걱정하고 믿고 의지하며 서로를 북돋울 수 있는 씩씩한 언니들의 정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17대 국회는 개원부터 파행입니다. 개혁을 실천하고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체, 개혁과 민생이라는 말마저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농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의 당대표로서 아무런 실천도 뒤따르지 않은 박근혜 대표와-정동영 전 당의장 간의 대표 회담 같은 언론 이벤트용 회담이 아니라 진정 민생과 개혁을 위해 각 당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논의 할 것을 제안합니다. 진정 국민들을 두려워 할 줄 안다면 각 당 대표들은 즉각 저의 제안에 응할 것이라 믿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이 모든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기본은 무엇입니까. 바로 당의 통합과 단결입니다. 최고위원회를 운영하라는 당헌의 정신은 바로 집단지도체제를 통한 통합과 단결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강령과 당헌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통합과 단결의 정신이 구현될 수 있도록 대표인 저를 비롯한 13인의 최고위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당원 여러분들께서도 이제 성장통을 앓고 난 후의 청년처럼 쑥쑥 자라나는 당을 만들어 가는 데 마음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내 주고 있지 않습니다. 노동자, 서민들은 우리에게 통합과 연대의 정신으로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하라는 엄중한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깊이 논의하여 2012년 수권을 위해 직접적인 준비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개혁의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개혁을 위한 한국사회의 모든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뛰겠습니다. 너른 연대의 정신으로 한국사회의 개혁세력을 아울러 내겠습니다.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길에 당원의 힘과 지혜를 믿고 의지해서 당당히 나가겠습니다. 당원 여러분 힘차게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 일문일답
- 소감은
▲지난 30여년 달동네에서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세월들이 주마들처럼 스쳐갑니다. 도한 민주노동당의 창당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오늘의 민주노동당을 만들기 까지 피와 땀을 흘려온 당원 동지들의 얼굴도 떠오릅니다.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그리고 원내 제3당의 대표로서 노동자 서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
▲우선 민생과 개혁을 위한 5당 대표 회담을 제의합니다. 지난번 박근혜-정동영 회담은 언론용 이벤트 회담에 불고 했다는 것이 한달만에 드러났습니다. 진정 민생과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2012년 집권계획을 짜는 것입니다. 국민들 앞에 진보정당이 그리는 한국사회의 미래와 비젼을 보여드리고 집권을 위해 우리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여성 정치인 육성,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믿고 의지하는 정당, 아니 그들 스스로가 참여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 공직과 당직이 분리된 민주노동당에서 원내에 진출한 의원단과 관계를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헌 당규에 정해진 대로 하면 됩니다. 민주노동당은 13인으로 구성된 최고위원회가 있고 의원단은 일상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지도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 정신은 집단지도 체제인 만큼 이 정신이 올곧게 구현되리라고 봅니다.
- 경선 후유증 극복 방안?
▲성장통입니다. 성장하기 위해 거치는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당 안에 특히 진보정당안에 다양한 노선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이러한 노선 경쟁이 한 분파의 이익이나 당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의 이익을 실현하고 국민의 이익을 실현하기에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경쟁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치열한 토론과 단일한 실천이 중요한데요, 최고위원회가 집단지도체제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통합 단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원외대표로서의 한계 어떻게 극복하실 계획이십니까?
▲당대표는 당대표입니다. 원내와 원외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당대표입니다. 진보정당에서 당대표가 원내냐 원외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대표의 지도력은 직선으로 저를 선택해 주신 6만 당원들과 당 지지자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 민주노동당이 이제 제도권에 진입했지만 당장 10석 갖고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들이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십니까?
▲원내에 진출한 우리 10명의 의원들, 누구보다도 훌륭한 국회의원이 되리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한국사회 개혁의 상징, 투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원외정치가 뒷받침 해 줘야 합니다. 원외 투쟁으로 원내정치가 힘을 얻고, 원내 정치로 원외 투쟁이 활성화 되는 새로운 대중정치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