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띄운 화장품주…수출 호조에 다시 시동

by김응태 기자
2024.09.12 05:25:00

반등하는 화장품주…제닉 16%, 에이피알 6%↑
수출 지표 호조에 화장품주 매수세 확대
버크셔해서웨이 ''울타뷰티'' 투자도 호재 작용
"아마존 프라임빅딜·블프 등 수출 모멘텀 기대"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부진과 미국발(發) 경기 둔화 우려에 짓눌렸던 화장품주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울타뷰티에 투자했다는 소식에 이어, 국내 수출 지표가 잇달아 견조한 흐름을 보인 덕이다. 증권가에선 화장품주의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하반기 수출 모멘텀이 부각하면서 다시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1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화장품 제조사 제닉(123330)은 전날보다 16.3% 오른 1만 62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이피알(278470)은 전거래일 대비 6.3% 오른 29만 5000원을 기록했다. 선진뷰티사이언스(086710)는 4.0% 상승한 1만470원으로 마감했다. 이외에 삐아(451250)(1.2%), 잉글우드랩(950140)(1.0%), 잇츠한불(226320)(0.4%) 리더스코스메틱(016100)(0.4%)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대장주에 속하는 아모레G(002790)는 3.4% 상승했지만 LG생활건강(051900)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3%, 2%대 올랐다.

화장품주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고점 대비 두자릿수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코스맥스(192820)가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투자심리가 위축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2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전망치) 대비 94% 하회했다. 국내 면세 부진과 중국 법인이 적자를 기록하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18% 하회한 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맥스 역시 중국 법인 매출 감소와 대손상각비 증가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여기에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가세하며 실적 악화 우려가 확산하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충격까지 겹치면서 화장품주의 주가 회복이 지연됐다.



약세를 보였던 화장품주가 이달 점차 상승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수출 호조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완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수출호조 소식에 그간 화장품주의 주가를 끌어 내린 실적 부진 우려가 사그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9월 1~10일 수출액’은 185억 7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 대미 수출액은 2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서도 8월 수출액은 57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4% 늘었다.

앞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 애플의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이고, 미국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뷰티에 투자한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다수 화장품주의 8월 주가 하락은 수급적 요소의 영향이 컸다고 판단한다”며 “한국 화장품 수출은 K뷰티 글로벌 진출 확대에 힘입어 우상향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형 쇼핑 행사를 앞두고 수출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가까운 소비 행사 이벤트로는 10월 아마존 프라임 빅딜 데이(Prime Big Deal Day)가 있고, 북미의 가장 큰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일정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소비 성수기가 화장품 수출 데이터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은 9월 중순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