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3.07.25 07:43:4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국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장맛비가 수도권에서는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지만 남부지방에는 폭우가 예보되어 있다고 하니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장맛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게 되면서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주요 항원인 ‘집먼지 진드기’와 ‘곰팡이’는 25도 이상의 고온과 습도가 65%가 넘는 장마철에 활동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 즉 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자극 부위로 비만세포, 호산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IgE 항체를 매개로 하는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매개물질에 의하여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거나 온도변화가 큰 환절기인 봄철에 많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계절적인 요인과 관계없이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염의 경우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가 많다.
장마철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게 되는데, 연일 계속되는 장맛비로 인해 환기를 소홀히 하게 되므로 먼지나 각종 유해물질들의 농도가 늘어나게 되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게 된다.
또한, 최근 들어 우리 생활 속 일상 아이템이 되어 버린 휴대용 선풍기의 사용이 비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우리 콧속은 외부에서 호흡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드는 가습 작용을 하는데, 주로 얼굴 근처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선풍기로 인해 콧속이 건조하게 되어 심할 경우에는 비강 건조증으로 이어져 비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알레르기센터 성재문 원장은 “여름 장마철에는 습도가 65% 이상인 환경이 지속되면서 집먼지 진드기 및 곰팡이의 번식이 활발해져 알레르기 비염이 발현될 수 있다”며, “장마철 알레르기 비염 예방을 위해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직접 코나 얼굴에 닿지 않도록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좋으며, 하루 3번 30분 이상의 자연 환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외래 진료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MAST(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 Test) 검사를 통해 어떤 항원에 반응을 하는지 확인함으로써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MAST 검사를 통해 혈액 내의 면역 글로블린 E(IgE)의 총량과 원인으로 의심되는 특정 항원에 대한 특이 IgE 항체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 물질인 알레르겐을 회피하거나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등의 약물 요법을 통해 치료하게 되며,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지속되면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최소량부터 시작하여 점차 농도를 올려가며 피하로 주사하는 면역 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