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상단 아직 멀었단 전망 나오자…신흥국 채권펀드 유출↑

by이윤화 기자
2022.11.06 10:36:18

국제금융센터 펀드플로우 보고서, 신흥국 채권 부문
최근 일주일간 신흥국 채권펀드서 38억달러 순유출
美 11월 FOMC 결과 발표 뒤 유출 규모 확대된 모습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흥국 채권펀드에 대한 자금 이탈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강영숙 부전문위원이 발표한 위클리 펀드 플로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투자자들은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약 38억달러 가량을 빼갔다. 직전 일주일(-20억달러)과 2주전(-27억달러)에 비해 자금 유출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연준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긴축을 본격화한 올해 내내 신흥국 채권펀드 유출은 이어져왔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 채권 펀드에서 빼낸 자금이 7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JP모건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폭이다. 올해 신흥국 채권펀드 연간 순유출 규모는 800억달러 가량으로 예상된다.



국금센터는 앞으로도 신흥 국가들의 채권펀드 순유출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연준발(發) ‘킹달러’에 재정 건전성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선진국과의 금리 격차가 점차 더 줄어들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흥국은 달러 빚이 이미 많은 상태다. 2006년 1조달러 수준이던 신흥국의 달러 부채는 4조달러대까지 급증했다.

특히 중국을 필두로한 아시아권 국가의 경제성장률 둔화 가속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에 아시아권 신흥국 채권펀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 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자산 운용사 로베코 그룹은 “아시아권 신흥국 채권은 통화긴축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지 않은데다가 선진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환율 변동성도 커지면서 투자 매력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최종 금리 상단이 당초 예상치(금리 점도표상 중간값 4.6%)를 넘길 수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아시아권 신흥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확대되면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싱가포르 소재 은행 DBS는 “미국 최종 정책금리 수준이 상향 조정 되면서 아시아에 대한 투자 수요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당분간 달러채 리파이낸싱(재융자) 위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채권 펀드 자금 유출도 이어지는 중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연준의 긴축 행보를 따라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레고랜드(發) 채권시장 자금 경색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295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최근 한 달간 1조391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