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해영 기자
2020.08.18 05:00:00
하반기 M&A 시장, 폐기물업체·골프장 수요↑
상각 전 영업이익에 업황 고려한 멀티플 적용
"골프장 하나쯤은"…''회장님 의중'' 반영되기도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20리터짜리 쓰레기 종량제봉투의 가격은 서울시 기준 490원.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 업체들은 수천억원에 팔린다. 이들 업체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기업을 사고파는 M&A 시장에서 매물 가격은 기본적으로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에비타란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기 전의 영업이익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기업 가격은 에비타에 업황을 반영한 멀티플을 곱한 수준에서 주로 형성된다. 현 상황보다 미래가 중요한 이유다. 지금 영업이익을 많이 내더라도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면 멀티플이 작아 비싸게 팔리기 힘들다. 필요한 기업을 최대한 싸게 사서 비싼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기본 전제인 탓이다.
최근 M&A 시장이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매물로 나온 폐기물업체들은 바로 이 유망성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다. IS동서-E&F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코엔텍과 새한환경 경영권을 5100억원에 사들였고, 의료폐기물업체 ESG도 외국계 사모펀드인 KKR에 8000억원의 가격으로 매각되는 등 폐기물업체 M&A는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환경·폐기물업체의 기업가치를 에비타의 10~15배 수준으로 보고 있다. ESG의 지난해 연결기준 에비타가 약 3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에비타의 20배가 훌쩍 넘는 가격에 팔린 셈이다. 매각이 진행 중인 국내 1위 폐기물업체 EMC홀딩스의 예상 매각가격 역시 에비타인 705억원의 14~15배인 1조원 수준으로 컨센서스의 최대치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폐기물업체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은 산업 자체의 매력 때문이다. 폐기물산업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가 까다롭다. 그 때문에 기존 사업자들이 과점적인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폐기물 규제를 강화하는 점도 기존 사업자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폐기물은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환경문제가 걸려 있어 관련 인·허가를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자연스럽게 폐기물업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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