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규제에도 콧방귀 뀌는 '광명'…신안산선 타고 ‘훨훨’

by정두리 기자
2020.01.14 06:00:00

광명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0.31%
분상제 지정에도 오히려 강보합세
금천구·안양도 신안산선 특수효과

신안산선 복선전철 노선도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의 초강력 규제가 담긴 12·16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신안산선(경기도 안산~서울 여의도) 등 교통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서울 금천구와 경기 광명시·안양시는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광명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추가지역으로 묶이는 등 정부의 이중 규제를 받고 있음에도 집값이 뛰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시행하면서 서울 뿐 아니라 경기도에서 광명·하남·과천시 등 3개 지역 중 13개 동이 분양가상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광명동·소하동·철산동·하안동 등 4개 동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광명시도 주택 사업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체감도 낮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동의 상우2차 전용면적 59.7㎡짜리 아파트는 정부의 12·16 대책 이후인 지난달 24일 2억8700만원(9층)에 팔렸다. 지난해 거래된 같은 타입 아파트 가운데 신고가다. 지난해 10월 거래된 2억5500만원(10층)에 비해 3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광명동 영화아이닉스 전용 79㎡는 지난달 17일 4억6700만원(9층)에 거래되며 11월 매매가(4억5500만원·18층)보다 1000만원 이상이 올랐다. 광명제일풍경채 전용 84.94㎡는 같은달 21일 5억5800만원(10층)에 팔리며 정부의 규제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 면적형은 지난해 11월 4건이 거래됐는데,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은 5억5900만원(13층)이다.

광명 집값이 꿈틀거리면서 1월 첫째주 광명 아파트의 매매가 주간 상승률은 0.31%(한국감정원 통계 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기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이 0.14%인 것을 고려하면 0.17%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광명은 지난해 6월12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0.05%를 보였다가 이후 반등해 현재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심리적 불안 요인이 있고 급등 피로감 및 관망세가 커지면서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광명시는 상승세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권이 부동산 대책속에 움츠러든 가운데 광명의 상승세가 돋보이는 이유는 집값 견인의 호재로 꼽히고 있는 신안산선 복선전철이 지난해 9월 첫 삽을 떴기 때문이다.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KTX광명역에서 여의도까지 기존 대비 50~75% 이상 이동시간이 단축된다. 또 월곶~판교선과 환승할 수 있어 서울 도심 접근성을 비롯한 경기도 서남부 대중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신안산선은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신안산선이 관통하게 되는 서울 금천구와 경기 안양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감정원의 지난해 12월 전국가격주택동향조사에 따르면 금천구는 아파트 평균매매가가 지난해 8월까지 4억300만원 대를 유지하다가 신안산선 착공 소식에 9월(4억400만원)부터 10월(4억540만원), 11월(4억800만원), 12월(4억1000만원)까지 오름세가 나타났다.

신안산선이 석수역도 관통을 하면서 안양 석수동 역세권 아파트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석수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석수2차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 84.84㎡는 지난달 2채가 6억원(6층·15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면적형은 1년 전인 2018년 12월 4억8000만원(2층)에 거래된 바 있다. 층수를 고려하더라도 1년 새 1억원이 넘게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김진광 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광명과 금천구, 안양은 신안산선 착공으로 교통 호재가 계속되면서 이제 서울 권역으로 봐야 한다”며 “올해는 전국적으로 개별적인 장세가 예상되지만 이 지역들은 서울 집값 흐름에 따라 변동이 예상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