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철(鐵)이 달라졌어요]③철강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

by남궁민관 기자
2017.10.07 07: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때 ‘산업의 쌀’로 불리우며 우리 경제를 살찌워 온 철강산업이 최근 몇년간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름하고 있다. 자칫 생존까지 위협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철강업체들은 남들이 갖지 못하는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철(鐵)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편집자 주>

동국제강 컬러강판 럭스틸.동국제강 제공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봐야하는 관광명소로 꼽히는 남산 N서울타워에는 또 다른 철의 변신이 담겨있다. 지난 2015년 말까지 리모델링 작업 후 재개관한 남산 N서울타워는 동국제강의 ‘럭스틸’이 적용됐다. 럭스틸은 동국제강(001230)이 2011년 10월에 론칭한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프리미엄 컬러강판이다.

‘단단하고 차갑다’는 철강 특유의 물성과 기업간거래(B2B)에 집중돼 있는 산업구조 때문에 철강산업과 디자인은 다소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하지만 최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가공이 쉽고 심미성까지 갖춘 고부가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철강재는 건축 내외장재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디자인팀을 운영, 전문 디자이너들의 선행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3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디자인 패턴의 럭스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하고 코트라(KOTRA)가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남산 N서울타워와 함께 럭스틸로 시공된 서울 노원구 도서관 ‘한내 지혜의 숲’은 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내 지혜의 숲은 기존 도서관과 달리 독특한 외관을 구현했다. 산의 형상을 띤 지붕이 겹쳐진 틈은 유리로 시공돼 낮에는 따스한 햇빛이, 저녁에는 불빛이 번져 나와 주변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미 활약 중이다. 동국제강은 중국 첫 수출 이후 지역전문가를 통해 미개척 해외시장에 대한 국가별 문화와 특징, 제품 시장조사 등 적극적인 현지 활동으로 신규 판로를 물색해 러시아, 유럽, 호주, 미국 등 신규 해외시장 판매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건축물인 공항에는 포스코(005490)의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됐다. 앞서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올해 말 개장을 앞둔 제2여객터미널 모두 지붕재로 포스코 446M강이 적용됐다. 우수한 내식성을 갖췄으며 동시에 항공기 조종사들의 이착륙시 눈부심 방지를 위해 비드블라스트(BeadBlast) 표면을 적용해 반사율을 낮추면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홍보를 통한 국내외 건축 프로젝트 내·외장재용 스테인리스강 적용과 특수표면처리제품 판매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캐나다 벤쿠버 주상복합의 커튼월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했으며 현재 국내외 유명 설계사와 건축 외장재 적용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