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큰 폭 하락 마감..다우 1만7000선 붕괴(종합)

by김혜미 기자
2016.01.07 07:06:25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감 확대와 국제유가 급락, 전세계적인 성장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수는 전일대비 1.47% 하락한 1만6906.51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일대비 1.31% 내린 1990.26, 지수는 1.14% 하락한 4835.77에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30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모두 심리적 지지선인 1만7000과 2000선 밑에서 마감했다. 지난 10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에너지 업종이 크게 밀렸다.

존 카루소 RJO 퓨처스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늘 같은 흐름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 문제가 있고, 미국 제조업은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 보도가 나왔다. 많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달러, 5.56% 하락한 33.9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2월19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93% 밀린 34.26달러를 나타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101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2주 전 휘발유 재고는 90만배럴 증가한 바 있다. 다만 원유 재고는 51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 둔화 신호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국의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를 기록, 시장 예상과 11월 수치를 밑돌았다.

이밖에 사우디 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 소식이 전해진 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는 더욱 불투명해진 것으로 판단됐다.

S&P500 업종 가운데 에너지 업종은 3.6% 하락했다. 셰브론은 약 4% 급락했다.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밝혔다. 다만 그는 장기적인 영향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은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오히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 기대는 너무 낮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연준 관계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dot plot) 상으로는 올해 금리가 네 차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셔 부의장은 통화 정책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몇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인지를 판단하기엔 지금은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피셔 부의장은 지나치게 높은 자산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에 찬성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달러 강사 및 해외 성장 둔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영향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했다.



의사록은 연준이 “여전히 낮은 실질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및 리스크 등에 관한 우려로 인해 (위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현재와 예상되는 진전 상황을 조심스럽게 주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약세 신호가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아슬아슬한 상황(close call)’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016년도에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함에 따라 실제 상승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는 의견도 밝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3년 반 동안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실업률이 하락하고 경기침체가 완화되면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업률이 5%로 하락하는 등 완전고용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플레이션은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고 있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는 1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3을 기록, 전월의 55.9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월가 예상치 56에도 못미쳤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확장을, 밑돌면 경기위축으로 해석한다.

기업활동 지수는 전월 58.2에서 58.7로 상승했으며 고용지수는 55.0에서 55.7로 올랐다. 신규주문 지수는 전월 57.5에서 58.2로 상승한 반면 지불가격 지수는 50.3에서 49.7로 하락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공장주문이 전월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10월 수치는 1.5% 증가에서 1.3% 증가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미 상무부는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전월대비 5% 감소한 424억달러(계절조정)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이다. 10월 수치는 당초 439억달러로 집계됐으나 446억달러로 확대됐다.

로이터 조사에서는 무역적자 규모가 440억달러로 예상된 바 있다. 인플레이션 반영시 무역적자 규모는 10월 610억3000만달러에서 11월 596억달러로 축소된다.

무역적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감소로 인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0.9% 감소한 182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1.7% 줄어든 2246억달러를 나타냈다.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과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2월 민간고용은 25만7000명 증가했다. 월가 전문가 예상치 19만2000명을 웃돈 수치다. 11월 민간고용은 당초 발표된 21만7000명에서 21만1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고용 성장세가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약화되고 있는 유일한 산업은 에너지 업종”이라고 말했다.

ADP의 민간고용 발표는 통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 발표 이틀 전에 이뤄져 미리 추정할 수 있는 단서로 이용된다. 마켓워치 전문가 조사에서는 노동부의 12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21만5000명으로 11월의 21만1000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완만한게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78달러, 달러-엔 환율은 118.58엔을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0.98%선에, 10년물 수익률은 2.18%선에 머물렀다. 2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24일 이후 처음으로 1% 밑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