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거침없는 M&A 행보…먹거리 찾기 혹은 후계승계?

by이연호 기자
2015.10.29 05:40:00

범한핀토스 통해 하이로지스틱스 인수
당진탱크터미널-미얀마 시멘트플랜트사업 등 투자
새 먹거리 찾기..지배구조 개편 해석도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LG(003550)그룹 계열의 종합무역상사인 LG상사(001120)가 거침없는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 종합상사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기 위한 새 먹거리 찾기라는 시각과 함께 LG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범한판토스는 LG전자의 100% 자회사인 물류업체 하이로지스틱스를 다음달쯤 인수할 예정이다. 지분 100% 전부를 1000억원 내외의 가격으로 인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범LG가의 해운·항공물류회사였던 범한판토스는 지난 5월 LG상사에 인수됐다. 즉 상장사인 LG상사가 자회사인 범한판토스를 통해 하이로지스틱스를 새롭게 인수하는 구조다.

올해 LG상사의 M&A 행보는 유독 적극적이다. 지난 5월 동아원그룹으로부터 유류 및 화공약품 등의 보관업 및 운반업을 영위하는 물류업체 당진탱크터미널을 인수한데 이어 범LG가 물류를 책임지며 연매출 2조원대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가진 알짜회사 범한판토스를 인수했다. 지난 27일 이사회에서는 미얀마 BDL시멘트와 합작을 통해 현지 시멘트 플랜트사업에 진출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LG상사는 내년 1월쯤 설립할 예정인 합작법인 BDL시멘트J/V(가칭)의 지분 4000만주(51%) 취득을 위해 약 453억6400만원을 투자한다.



LG상사가 이처럼 적극적인 M&A를 통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덩치를 키워 가는 이유는 사업적 측면에서 볼 때 산업 생태계 변화로 인해 단순 트레이딩 사업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종합상사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는 산업계 변화에 따라 단순 트레이딩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어 전통적 종합상사의 개념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좀 더 자생력을 갖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물류, 플랜트 등 다양한 사업쪽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G상사의 잇따른 M&A 행보를 LG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LG상사의 최대주주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3.01%)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이어 구본무 회장의 사촌 동생인 구본길 씨(2.68%), 구본무 회장(2.51%), 구 회장 장남 구광모 LG 상무(2.11%) 순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상사의 대표이사 부회장을 3년 넘게 역임했으며 재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직 젊은(1978년생) 구 상무가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르기 전 중간 단계로서 과도기적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이 거론돼 온 인물이다.

구 상무는 장자승계 원칙의 LG그룹에서 구 회장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된 인물로 경영 수업중이다. 그는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 당시 개인적으로 범한판토스 지분 7% 정도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주회사인 (주)LG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 구 상무가 추후 상장 등을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