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06.06 09:13:16
더위 시작하는 초여름 시기에 아이들의 피로 누적, 기력 저하 증상 늘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날이 더워지고 활동량이 늘어나는 늦봄부터 초여름시기에는 아이들이 피로 증상을 자주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등원, 등교를 거부하기도 하고, 배앓이, 두통을 자주 호소한다. 오히려 학기 초 보다 더 피곤해하고 짜증이 많다.
함소아한의원 양가은 원장은 “성인의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아이들에게도 나타나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노권상’이라 한다.” 고 말한다. 이어 “아이들의 경우 그간 새 학기 적응기간을 거치면서 정신적, 체력적 소모가 많았고, 환절기를 지나며 잔병치레를 겪기 쉬웠다. 이로 인해 만성적인 피로가 쌓이면 학습, 놀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만성피로가 길어져 체중,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 더위 시작하는 초여름 시기에 아이들의 피로 누적, 기력 저하 증상 늘어
아이들의 경우 4주 이상 풀리지 않는 피로가 지속될 때 소아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보는데, 한의학에서 ‘노권상’(勞倦傷)은 신체적, 정신적인 피로가 누적됨을 말한다. 피로와 함께 동반되는 증상은 복통, 두통, 신체통 등이 있으며 짜증 또는 불안이 늘거나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잘 다니던 학교, 유치원을 가기 싫어하고, 말수가 줄어들거나 입맛이 없어 밥을 잘 먹지 않고, 단 간식이나 음료주스 같은 마실 것만 찾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힘들다’ ‘쉬고 싶다’라고 직접 표현하기도 한다. 성인의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증상이다. 특히 노권상은 더위가 시작되고 일교차가 크면서 활동량이 늘어나는 초여름시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 아이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체력부족, 스트레스, 기혈순환 저하가 주요 원인
노권상은 아이의 체질과 증상을 파악하여 치료하고 적절한 생활습관으로 증상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소아 노권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허, 기울, 습열 등을 대표적으로 본다. 기허는 말 그대로 체력 부족을 뜻한다. 비위(소화기)가 허약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체력의 재료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치료로 소화를 잘 되게 하고, 비위 보강과 기혈순환을 돕는 처방을 고려하게 된다. 공진단과 경옥고 같이 체력, 만성피로 개선을 위해 활용하는 처방이 회복을 보탤 수 있다.
기울은 순환의 울체(정체)를 말한다. 이는 정신적, 정서적 울체를 포함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 및 신체통 증상과 우울함과 답답함, 예민함, 야제증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울증이 있을 때는 우선 심신의 안정을 돕고 기의 순환을 돕는 것을 우선으로 하며, 이후 체력보충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천왕보심단, 억간산 등의 처방이 대표적이며, 이와 함께 아이의 스트레스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정서적인 문제로 피로가 누적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누적된 피로로 과하게 예민해지고 흥분하기도 하므로 상호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습열은 몸이 불필요하게 더워지고 순환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몸이 무거워져 활동이 줄어들고, 자주 누워있거나 우울해한다. 더위를 과하게 느껴 땀이 늘거나 찬 것을 많이 찾기도 한다. 습열로 인한 만성피로는 특히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걷기, 스트레칭 등 가벼운 신체활동을 규칙적으로 늘려주고, 달고 기름진 음식을 줄여야 한다. 물을 자주 마셔 순환을 돕고, 계절 야채, 과일의 섭취를 늘려 비타민을 보충해줘야 한다. 갑자기 체중이 늘어 피곤해하는 아이들은 활동량이 줄고 우울해하기 쉬운데, 부모가 함께 TV, 스마트폰을 줄이고 신체놀이를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양가은 원장은 “성장기의 아이들은 내외부의 여러 요인으로 눈에 띄지 않게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성장기의 만성피로는 면역력, 성장, 정서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영양섭취, 활동량을 조절해 이를 예방하고, 무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기력 충전과 신체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