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환자의 관절염 치료에 적용하는 자가골수줄기세포 치료란?

by이순용 기자
2023.12.07 07:05:3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걸을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이 동반된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관절염으로 인해 걸을 때 갑자기 통증이 발생하면 당황스럽고 일상 생활에 큰 제약이 발생하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무릎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손상되고 벗겨져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의 염증질환이다. 우리 몸의 다른 부위는 상처가 나면 혈관을 통해 혈액이 공급되어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고 회복되지만, 연골은 안타깝게도 혈관이 없는 조직이라 저절로 치유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중장년층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430만명 이상이었고, 이중 중장년층이 전체 치료비용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퇴행성 관절염은 KL grade 1기에서 4기로 나누는데 1기는 보통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고 2,3기의 환자들은 주사치료, 연골 재생술, 휜다리 교정술 등을 시행한다. 4기의 환자들은 연골 손상이 심해서 보행자체가 불가능한 환자로 통상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그런데 인공관절은 자체 수명이 약 15 ~20년 정도여서 중장년층 관절염 환자들은 최대한 수술을 늦추는 것이 좋다. 2023년 5월 보건복지부에서 이러한 중장년층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한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 즉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신의료기술로 고시,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줄기세포란 뼈와 연골, 힘줄, 근육 등 여러 조직 세포 형태로 발달할 수 있는 분화능력을 가진 세포로 뼈 내부의 골수에 존재한다. 이 줄기세포를 엉덩이 부위 골반의 장골능에서 채취하여 원심분리기에 농축, 분리한 뒤 무릎 관절강내에 주사하는 것을 자가골수 줄기세포(BMAC) 주사라고 한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의 대상은 무릎 관절염 KL grade 2,3기와 연골손상의 ICRS grade 3, 4기의 환자이다. 즉 인공관절이 필요한 4기 정도로 진행하지는 않았으나 엑스레이 상에서 뚜렷한 골극이나 관절간격 감소가 있는 환자, 그리고 연골 손상의 정도가 50%이상이거나 연골하골이 노출된 경우에 해당한다. 증상이 있는 관절염 환자 중 상당수가 이에 해당한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주사의 과정은 다음의 4단계와 같다. 1단계는 환자의 골반뼈에서 골수내의 혈액을 추출하는 과정이다. 대략 60㎖정도의 골수내 혈액을 채취하며, 절개 없이 부분 마취로 가능하다. 2단계는 추출된 골수 혈액을 원심분리기에 결합할 키트에 주입하는 과정이다. 3단계는 원심분리로 줄기세포를 농축시킨 후 주사기로 분리해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5~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4단계는 추출한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내에 주사하는 과정이다. 이 4단계의 총소요시간은 대략 20~30분 정도이다.

자가줄기세포 주사는 마취와 절개 없이 당일 혹은 1박 2일간의 입원으로 30분내에 간단히 받을 수 있는 시술로 기존의 타 줄기세포 치료와 비교하면 치료 시간이 매우 짧은 장점이 있다. 또한 하루 이틀 정도 채취부위의 통증과 무릎 관절강의 부종이 있을 수 있으나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자신의 골수를 이용하여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이나 면역학적 거부반응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사 후 무릎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으며, 최대 1~2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은 “자가골수 줄기세포주사는 기존의 연골주사에 비해 조직 재생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이나 주사치료와 더불어 체중감소와 근력운동을 함께 해주어야 더 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휜다리가 심하거나 4기의 관절염 환자에게는 수술적인 치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