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 매파' 불라드, 연준 떠난다…긴축 기조 변할까

by박종화 기자
2023.07.14 07:22:30

퍼듀대 대학원장 맡으며 15냔 만에 연준 떠나
인플레이션 둔화와 맞물려 연준 기조 변화 가능성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초강경 매파(긴축 선호파)로 꼽혔던 제임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을 떠난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맞물려 연준 내 긴축 기조가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불라드 총재가 다음 달 14일 총재직에서 퇴임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불라드 총재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을 떠나 퍼듀대 경영대학원 원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2008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연은을 이끌고 있는 불라드 총재는 연준 내에서도 초강경 매파로 분류된다. 그는 2021년부터 연준이 조기 기축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라드 총재의 목소리는 연준의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쇠 역할을 했다. 올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는 아니지만 최근까지 현재 5.00~5.25%인 연준의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두 차례 인싱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불라드 총재의 퇴진이 더욱 눈에 띄는 건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연준이 긴축 기조를 수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PPI는 전년 대비 0,1% 상승,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0.2%)을 밑돌았다. 2020년 8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작은 오름폭이다. 전날 발표된 CPI 상승률도 시장 전망(3.1%)보다 낮은 3.0%로 집계됐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피오나 시노타 시티인덱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7월 이후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연준 인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 보슈찬치치 네이션와이드생명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라드의 퇴진이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 이사 자리 중 한 자리는 현재도 공석으로 아드리아나 쿠글러 세계은행 집행이사가 후보로 지명됐다. 쿠글러 내정자는 인준 청문회에 앞서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등 매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