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평가손실 공시한 기업 주가, 단기적으로 부진"

by안혜신 기자
2022.08.04 08:09:2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4일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공시한 기업 주가가 단기적으로 부진한 경향을 보였다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은석 연구원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포함된 메자닌을 발행한 기업은 파생상품 평가손실(이익)이 순이익에 반영된다”면서 “메자닌으로 인한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순이익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기업은 메자닌을 채권과 전환권(콜 옵션)으로 분리해 회계 처리한다. 전환권은 본래 자본으로 분류하지만, 리픽싱 조항이 포함될 경우에는 파생상품부채로 분류한다. 전환권이 파생상품부채로 분류되고 주가가 전환가를 상회하면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손익 계산서에 반영된다. 주가가 높아지면 전환권(콜 옵션)의 가치가 상승해 파생상품부채(재무제표)도 커지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실제 영업과 무관한 금융 비용이 발생하고 순이익을 낮출 수 있다”면서 “재무제표 내에서 파생상품부채가 커지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자기자본 대비 5%(자산총액 2조원 이상은 2.5%)를 상회하면 공시해야 한다. 파생상품평가손실 공시 시점에는 주가가 평균적으로 약 1% 하락했고, 공시 이후에도 수익률은 낮았다. 더불어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이 0%p(포인트) 이하일 가능성도 공시 시점 이후부터 높아졌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예상치 못한 비용으로 인식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파생상품평가손실 공시 시점에 순이익 컨센서스가 존재했던 경우는 27번인데 이 중 실제 순이익이 컨센서스보다 낮았던 경우는 24번”이라면서 “순이익 컨센서스에 메자닌으로 인한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반영되지 않아왔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보유 종목이 리픽싱 조항이 포함된 메자닌을 발행했을 경우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순이익에 다시 더해 펀더멘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 중 34종목이 리픽싱이 포함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2분기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6종목은 2분기 보고서부터 파생상품평가 금액이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종목들은 2분기말 주가가 전환가보다 낮아 파생상품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과거 전환사채를 발행한 종목은 올해 2분기말과 1분기말 주가의 차액만큼 파생상품평가손실(이익)이 반영된다”면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전환사채 발행 종목 중 씨아이에스(222080), 삼강엠엔티, HLB(028300)는 2분기말 주가가 1분기말보다 높은 종목이며, 이들은 주가 상승으로 인해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순이익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