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인천시, 감염병 대응력 강화…전담병원 유치 과제

by이종일 기자
2021.01.16 07:50:00

지난해 1월 첫 확진 이후 대응체계 구축
감염병대책반→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대응추진단·감염병관리과 신설 ''조직 확대''
"시스템 마련·역량 강화, 확산 차단 적중"

박남춘(맨 왼쪽) 인천시장이 시청에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20일 이후 1년 동안 감염병과의 싸움을 벌이며 대응력을 키워왔다.

시는 지난해 1월1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A씨(35·여)가 다음 날 확진되자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해 치료하며 방역활동을 강화했다. 이때부터 인천시의 ‘코로나19 전쟁’은 전면화됐다.

시는 지난해 1월 초부터 24시간 감염병대책반을 운영하다가 A씨의 확진 판정 이후 10개 군·구 보건소를 포함해 전면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이어 인천지역 응급의료기관은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를 집중적으로 벌였다.

1월 말에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감염병대책반에서 7개 반 24명으로 구성한 재난안전대책본부 체계로 전환했다.

시는 교육청, 소방본부, 공항공사, 항만공사, 의료기관 등과 24시간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지역 의료진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또 선제적 대응을 위해 민간병원 감염관리실장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염병 관련 민·관 합동추진체계’를 만들고 △장기화를 대비한 의료기관 인력·격리병상 확충 △1차 선별진료소와 의료기관별 역할 분담 △선별진료소 손소독제·마스크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2월 초에는 감염병 대응 경제대책반을 꾸려 코로나19로 피해가 커진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을 벌였다. 경제대책반은 △소상공인지원팀 △중소기업 지원팀 △지역관광 대책팀 등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했다.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운전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인천시 실·국과 부서는 각각 감염 차단, 민생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 추진했다. 4개월 가량 실·국별로 대응하던 시는 지난해 5월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코로나19 전담조직인 대응추진단을 신설했다. 대응추진단은 △총괄관리팀 △방역의료팀 △생활방역팀 △역학조사팀으로 구성해 감염병 확산 차단에 힘을 쏟았다.

시는 인천에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운영 의료기관, 격리 치료병원, 생활치료센터 확보와 확진자 역학조사를 강화하고 밀접접촉자에 대한 신속한 검사를 벌였다. 치료와 격리·검사·방역을 한꺼번에 시행해 효과를 높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5월과 8월 거짓말 학원강사 발(發) 감염병 확산, 8·15 보수단체 집회 여파로 인한 확진자 급증에 체계적으로 대처하며 시민의 건강을 지켰다.



시는 지난해 말 건강체육국에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하고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신종감염병과를 설치해 감염병 대응 조직을 강화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진단(검체 검사)체계를 운영하며 검사 시간 단축과 정확한 확진 판정 등에 기여해왔다.

시는 최근 3차 대유행 국면에서도 방역활동을 강화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었다. 인천은 지난해 12월 한때 하루 평균 8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며 감염병 위기가 커졌지만 시·군·구의 지속적인 방역으로 이달 중순 환자는 하루 30명 미만으로 줄었고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박남춘 시장이 강조한 과잉대응, 선제대응이 확산 차단에 적중했다”며 “지난 1년간의 활동으로 인천시는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만들고 직원들의 대처 능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역보건 강화와 감염병 대응·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수년간 국가지정 감염병 전담병원 신설을 정부에 건의해왔다. 또 최근 질병관리청 감염병 전담병원 권역선정위원회에 의사 2명을 추천하며 적극 협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다음 달 권역선정위원회에서 인천권과 제주권에 대한 전담병원 신설 타당성을 검토해 권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전국에서 감염병 전담병원 권역 선정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용역을 통해 5곳이 제안됐고 이중 3곳이 선정됐다. 나머지 2곳인 인천권과 제주권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지역 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선 만큼 대도시의 감염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병원 신설을 정부에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권역선정위원회에서 인천권이 선정되면 전담병원 신설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 인천시는 감염병 대응 등을 위해 영종도 종합병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연구용역에서는 인천공항 입국장의 감염관리 등의 초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전염병 대유행을 막기 위해 국립 종합병원 형태로 설립해야 한다는 방안이 나왔다. 영종국제도시의 의료기관 확충 규모로 종합병원 308병상과 해외 입국 초기 감염 대응을 위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36병상이 적정하다는 의견도 도출됐다.

인천경제청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종합병원 유치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감염병 전담병원 신설과 영종도 종합병원 유치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인천시민의 건강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전문의료기관 확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