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못하고 학원 쉬고…수능 D-100에도 혼란스런 수험생들

by신중섭 기자
2020.08.25 00:11:00

수능 100일 앞두고 등교중단 학교 역대 최고치
고3생들 "원격수업 전환에 교내 감염 우려까지"
대형학원 폐쇄로 N수생도 혼란 속 막판 스퍼트
전문가 "상황 변화에도 학습리듬 유지가 관건"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상 이 시기는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이 막판 스퍼트를 내는 기간이지만 고3은 수업 체제 변경으로, N수생들은 대형학원 운영 폐쇄로 불안한 대입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언제든 상황이 변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현재 학습 리듬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오는 25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 앞두고 24일 오후 광주 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집중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이날 전국에서는 총 1845개교가 등교 수업을 중단했다. 지난 5월20일 등교 수업 이래 최대 수치다. 신규 확진 학생·교직원도 지난 21일 집계보다 92명이나 늘었다.

이에 교육당국은 모든 학교가 휴업하거나 전면 원격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 강화에 나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열린 수도권 학교방역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점검회의에서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 3단계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24시간 학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아예 수도권에 한해 거리두기 3단계 조치에 준하는 전면 원격수업 등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당장 100일 뒤 수능을 치러야 하는 고3 학생들은 이런 상황이 불안하기만 하다. 교내 확진자 발생으로 언제 원격수업으로 전환될지 모르는 데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도 감염될 수 있는 위험까지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한 고3 학생은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등교여부는 어떻게 되는지부터 신경이 쓰인다”며 “더욱이 고3은 기본적으로 매일 등교하고 있어 혹시나 감염이 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학교 상황에 변동이 생기면 아무래도 컨디션에 영향이 가고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시험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평소대로라면 이 시기 대입 지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바쁠 교사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경남의 한 고3 부장교사는 “수시 준비 마무리와 수능 준비를 동시에 해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또 다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격려하고 있지만 마치 깜깜이 입시지도를 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고3뿐 아니라 N수생도 남은 100일을 오롯이 수능 준비에만 집중하기엔 힘든 상황이다.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300인 이상 대형학원 폐쇄 조치 때문이다. 소형학원이나 스터디카페에서 학습을 이어나갈 순 있지만 예민한 시기인 만큼 학습 환경 변화로 인해 집중력이 흐트러질 위험이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 수능 연기론도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수능시험 시행일을 12월3일로 2주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또 한 번 재확산하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능시험 (날짜가)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도 지난 16일 수능 일정 조정과 관련해 “종합적 판단을 하고 필요하면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우선) 12월3일 예정된 수능을 가장 안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 당일까지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현재 학습 리듬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본수능 당일까지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급작스럽게 온라인 등교 전환 등 학사 일정이 바뀌더라도 하루 학습량 등 리듬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대학별 논술, 면접 일정이 변경될 수 있는 상황이며 학생 개개인의 수시 준비가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정시를 대비해 마지막까지 수능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코로나 뉴스를 보다 보면 불안감과 초조함, 두려움과 공포심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다소 뉴스를 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습량이 부족해진 만큼 수능을 어렵게 출제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EBS 교재와 강의를 중심으로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