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고객 잡아라"..수수료 면제 나서는 은행들

by김범준 기자
2019.06.25 06:03:00

KEB하나銀, 내달 엔화 환전우대율 80→90% 상향
곳곳에 100% 환율우대..국민銀 ''리브'' 이용시
우리銀-삼성페이 제휴..신한은행 ''쏠'' 강화
기업銀, ''ONE할 때 환전'' 서비스 시작 및 확장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시중은행들이 환전수수료를 아예 면제하거나 외화 실물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나섰다.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증가하는 환전 수요 공략 뿐 아니라 그간 은행들이 독점해왔던 ‘30조원’ 환전 시장에 최근 페이(간편결제) 등 핀테크 업체들과 카드·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뛰어들며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다음달부터 환전멤버스를 통한 비대면 환전서비스 ‘환전지갑’ 이용시 엔화(JPY)에 대한 환율우대율을 당초 80%에서 90%로 10%포인트 상향한다.

환율우대는 은행이 각 외화별 매매기준율에 붙이는 환전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것으로 우대율을 10%포인트 올리면 그만큼 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낮아진다. 하나은행은 올 9월 말까지 환전지갑을 이용하는 고객 1명당 1회에 한해 ‘100% 환율우대 효과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현재 90% 우대율을 적용하는 달러화(USD)에 대해 100%을 기준으로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스프레드(Spread)를 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하나머니로 모두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사실상 은행이 환전수수료를 전혀 챙기지 않고 외화를 사온 가격 그대로 제공하는 100% 환율우대다.

하나은행은 또 환전을 신청한 당일부터 전 영업점에서 수령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폭을 넓혔으며 최근 간편송금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토스’ 앱에서 첫 환전 시 100% 환율우대, ‘카카오페이’에서 환전을 신청을 하면 횟수에 상관없이 최대 90%의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모두 환전 시 수수료는 낮추고 서비스는 높이며 치열한 고객잡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모바일뱅킹 앱 ‘리브(Liiv)’에 신규가입하고 ‘KB-POST 외화 배달서비스’를 통해 달러(USD)·유로(EUR)·엔(JPY)화 3개 통화에 대한 환전을 신청할 경우 최초 1회 100% 환율우대를 적용한다.



이와 함께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제휴를 통해 자택 또는 직장 등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외화 실물을 배달해주는 ‘KB-POST 외화 배달서비스’ 배달수수료를 오는 8월 말까지 신청 금액에 상관없이 전액 면제한다. 또 씨티·두타·SM면세점, 여행업체 마이리얼트립, 유학원 등과 제휴를 통해 각종 할인과 비용 면제 등 혜택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1등 간편결제업체 ‘삼성페이’와 손잡고 삼성페이 앱에서 우리은행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신규 발급한 고객 1명당 1회에 한해 주요 통화(달러·유로·엔화)에 100% 환율우대율을 적용하고 여행자 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우리은행 자체적으로 ‘온국민환전 이벤트’를 통해 주요 통화 90%, 기타 통화 55% 환율우대와 포켓 와이파이(Wi-Fi) 할인쿠폰 및 면세점 적립금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통해 주요 통화(달러·유로·엔화)는 최대 90%, 기타 통화는 최대 50%까지 환율우대율 적용한다. 환전을 신청하고 원하는 날짜에 지정 영업점 또는 자동입출금기(ATM)에서 바로 수령할 수 있으며 지난 4월부터는 출장소에서도 수령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을 확대했다. 오는 8월 말까지 외화 환전 또는 해외송금 고객 등에게 공항철도, 포켓 와이파이, 스카이 허브라운지, 면세점 등 각종 할인권을 제공하며 여름휴가 성수기 고객들을 유인 중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모바일뱅킹 앱 ‘아이원(i-ONE)뱅크’를 전면 개편하고 달러·유로·엔화에 대해 3000달러(미화 기준)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90% 우대 환율을 제공하는 ‘원(ONE)할 때 환전’ 전용서비스를 시행하고 나섰다. 기업은행은 다음달부터 다른 일부 통화에 대해서도 환율우대율을 상향할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페이업체들과 핀테크 기업들이 외화 환전 혹은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여름휴가철 환전 대목을 맞아 환율우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재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게 환전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카드·증권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환전과 해외 송금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환전수수료 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