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지배한 美中무역합의 '낙관론'…다우, 0.46%↑

by이준기 기자
2019.02.14 07:03:20

[뉴욕증시]3대 지수, 이틀째 ''상승세''
시진핑-美대표단 접촉 예정 소식 ''호재''
美농무장관 ''3월 정상회담說''에 무게
제2의 셧다운 사태 우려 경감도 한몫
경제지표 호조·국제유가 상승도 뒷받침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이틀째 시장을 지배하면서 뉴욕증시를 또다시 끌어올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17.51포인트(0.46%) 오른 2만5543.27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8.30포인트(0.30%)와 5.76포인트(0.08%) 뛴 2753.03과 7420.3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작부터 나쁘지 않았다.

전날(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고위급 무역대표단 핵심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라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한 것이다. 양측 간 만남은 그만큼 중국 측이 ‘협상 타결’을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스티븐 센스키 미국 농무장관이 이날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3월 언젠가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3월 정상회담설(說)’에 무게를 실은 점도 주효했다.

상승 폭을 제한한 건 다름 아닌 미국의 이른바 ‘자동 관세’ 도입 소식이다.

미국 측은 현재 양국 간 합의 이후 중국이 합의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증가할 경우 자동으로 대중(對中) 관세를 올리는 방안을 합의안에 담으려고 하지만, 이에 중국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자동 관세 도입 논란은 14~15일 예정된 고위급 호담에서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의 셧다운(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폐쇄) 사태 우려가 사그라진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가 잠정 합의한 장벽건설 자금 등이 포함된 예산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확답을 피한 채 “진지하게 법안을 뜯어볼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경제지표도 한몫 톡톡히 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변화가 없다(0.0%)고 밝혔다. 소비자물가가 석 달째 제자리걸음을 걸은 것이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하락 여파다. 이처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의 없어짐에 따라 ‘관망 기조’로 대변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도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유가의 상승세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한 요인 중 하나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1%대 상승했다. 업종별로 봤을 때 에너지주가 1.29%로 가장 크게 오른 배경이다. 그 결과 데본 에너지(3.7% 상승), 아파치(3.9%)의 주가는 랠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