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한국투자증권, CEO가 직접 인재 '삼고초려'

by안혜신 기자
2018.02.05 06:00:00

김남구 부회장·유상호 사장, 15년째 대학가 방문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매년 신입사원 채용

한 대학교에서 진행된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유상호 사장이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수백명의 인원이 몰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신입사원이 아니라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파트너를 뽑고자 합니다. 우리의 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금융회사가 되는 겁니다. 이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9월 서울대학교에서 연 채용설명회 현장. 강연장인 서울대 경영대학원 강의실을 가득 메운 200여 명의 학생들은 강연자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날 강단에 오른 사람은 바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인재상과 회사의 미래비전을 자세히 설명하며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김 부회장뿐이 아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15년째 직접 나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룹 오너와 최고경영자(CEO)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열정적이고 재능있는 인재에 욕심이 많은 그룹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김 부회장은 증권가에 원하는 인재가 있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 사장도 김 부회장이 1년간 삼고초려한 끝에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김 부회장의 인재에 대한 욕심은 신입사원 채용에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김 부회장과 유 사장이 15년간 변함없이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채용설명회에 참석하는 것도 그렇지만 더욱 주목할 만한 부문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03년부터 매년 꾸준히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업종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신입사원 채용도 그만큼 줄거나 아예 없어진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나 2013~2014년 증권업의 극심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지난해만 해도 200여명을 선발해 경쟁사들보다 두배 넘는 인원은 물론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이재욱 한국투자증권 인사부장은 “증권업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업종으로 한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부가가치가 매우 크다”며 “CEO가 인재 채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직접 채용설명회에 참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재 경영 철학은 신입사원 채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력직 채용 면접도 유 사장이 직접 한다. 공채처럼 공개모집이 아닌 수시로 모집하는 경력직 채용의 특성상, 더구나 한국투자증권처럼 몸집이 큰 회사에서 사장이 직접 나서 면접을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유 사장은 이에 대해 “신입사원 면접도 참여하는데 경력사원도 당연히 직접 면접을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다. 그만큼 인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채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채용 후 관리에 있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자랑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입사 이후 직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3개월간 멘토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평가를 통해 우수 멘토와 멘티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또 글로벌 인재 및 금융환경변화에 능동적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외 MBA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직급별 필수 자격증제도 도입해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직무별 맞춤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바쁜 직원을 위한 온라인 무료 어학컨텐츠 운영과 자기계발지원금을 지원하며 여러 상황에 맞는 다양한 지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특히 자기계발비 지원은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이 손에 꼽는 복지다. 교육비의 50%를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연 한도가 240만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단기적 인력 감축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직원들 사이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사심을 높이는 결과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