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특판 노리고…금리 연동되는 뱅크론펀드 주목"

by권소현 기자
2017.03.17 06:00:00

美 금리인상기…전문가 재테크 전략
금리 일시적 하락 노려 고정금리 대출
단기 대출땐 변동금리 눈여겨봐야
환율 1100~1150원대서 매수
경기회복 측면서 원자재도 유망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이 3개월 만에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대출자와 재테크족의 고민도 깊어졌다. 당장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를 두고 선택해야 하고 재테크족들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유망한 투자자산 찾기 바쁘다.

일단 미국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 예고됐던 만큼 미리 선반영된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발표문이 시장 예상보다는 강도가 낮아 긴축기조로의 급격한 전환이 없을 경우 시중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미국이 올해 추가로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예정이고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등에 따라 긴축기조가 강화될 수 있는 만큼 금리는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출받을 때에는 기간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하고 재테크에 있어서는 달러화나 뱅크론펀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단 대출계획이 있다면 고정이냐 변동이냐를 고민하기 전에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상품을 받을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디딤돌대출, 중산층 이하 실수요자를 위한 보금자리론, 일반 대출자를 위한 적격대출 등의 정책모기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대체로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자격이 된다면 정책모기지 상품을 활용하는 게 제일 좋다.

정책자금을 받을 자격이 안된다면 고정이냐, 변동이냐를 두고 선택을 해야 한다. 만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맞다. 현재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5년까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고정혼합형 상품이다.

불확실성이 덜한 만큼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높다. 은행마다 적게는 0.3%포인트, 많게는 0.59%포인트 차이가 난다. 단기간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정금리로 빌리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바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에 무턱대고 고정금리로 빌릴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제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것을 권했지만 실제 은행 창구에서 적용된 금리를 월별로 보면 오히려 작년 11월 말에 비해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혼합형 고정금리는 11월 말 3.55~4.85%였지만 12월 말 3.41~4.71%로 낮아졌고 1월 소폭 오르긴 했지만 2월과 3월 다시 떨어져 16일 기준 3.43~4.73%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코픽스도 신규 취급액을 기준으로 1월과 2월 모두 하락해 두 달간 총 0.08%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16일 한국 채권시장에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따라서 대출기간이 짧다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고 시중 금리가 급등할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이들은 한번에 한해 조기상환 수수료 없이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

싼 고정금리 대출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부장은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정부분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게 좋다”면서도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계속 지켜보다 금리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시점이나 은행의 대출 특판상품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출자들은 불안하지만 자산 보유자들은 투자기회를 모색하느라 바쁘다. 일단 달러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작년 말 1200원선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간밤 미 금리인상 소식에도 16일 환율은 떨어졌지만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것으로,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달러가치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할 것을 권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1200원선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1100원에서 1150원 사이면 매수할 것을 권한다”며 “달러예금 등을 통해 달러를 직접 매수할 수도 있지만 환율이 하락했을 때 역외펀드나 달러 지수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연동펀드도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 뱅크론펀드로도 불리는 이 상품은 이자가 금리 상승에 연동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수익을 낼 수 있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강동지점장은 “1~2월에 고액 자산가들이 미국 금리연동펀드에 많이 가입했는데 미국이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인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늦지 않았다”며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도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추가로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원자재펀드를 추천하기도 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에 기반한 것인데다 신흥국 경기호조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원자재 가격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김연준 부장은 “원자재 값이 2~3개월 많이 올랐다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조정을 보였다”며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나 경기회복 측면에서 원자재에 투자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