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우주기술에 '인류 행복' 답 있다
by박진환 기자
2016.10.14 06:30:00
위성 통해 오지 원격진료 작황 예측해 빈곤도 퇴치
생태 환경 기후요인 분석 ''지속 가능한 발전'' 이끌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광래 원장] 지난해 9월 25일 뉴욕에서 제70회 유엔 개발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전환-2030년까지의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라는 제목의 문서가 채택됐다. 193개 UN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의제는 2014년 2월부터 1년 넘게 수행된 수많은 회의와 정부 간 협상의 결과물이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을 의미한다. 사회와 경제 발전에 더불어 환경보호를 함께 이루는 미래지향적인 발전인 것이다.
UN이 채택한 ‘지속가능한 발전 의제’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 세계의 국가들이 함께 어떤 노력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 지에 대한 약속을 제시했다.
크게 ‘사회발전’, ‘건전한 경제성장’, ‘환경보존’의 축으로 범주화 된다. 사회발전 측면에서는 빈곤퇴치와 불평등 해소가 중요한 과제다. 경제성장 측면에서는 무분별한 개발 위주의 경제성장보다는 양질의 고용창출과 안전하면서 취약계층을 배려한 도시계획 등 인간 포용적인 경제 환경 구축을 추구한다.
환경 측면에서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생태계의 보호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 실현이 중점 과제다.
이러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과학·기술 분야 등 전체 가용 분야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UN 전 회원국이 이 문제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각국 간 입장 차에도 불구하고 환경파괴, 자원고갈, 빈곤문제, 불평등 등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었을 것이다. 일례로 지금처럼 무분별한 자원개발이나 대량생산·소비경제 및 사회구조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져 왔다. 전 지구적 노력은 국가의 역할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노력을 포함한다고 생각된다. 우주개발 연구자로서 우주기술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활용 방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미 인공위성은 여러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실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위성 정보는 곡물의 생장과 작황 예측 뿐 아니라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분광분석(spectral analysis)해 식물발육지수, 곡물의 건강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정보는 국가 차원에서 곡물 공급의 부족과 과잉에 대비한 효과적인 식량 확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지면의 태양열반사율, 습도, 작물생장, 사막화과정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정보도 위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토지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보장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먹거리를 대량 생산하는데 도움을 줘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 간 정보·교육·건강권 격차 등을 해소하는 데도 위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위성 통신을 이용해 오지나 시골지역 주민들을 원격 진료할 수 있고, 어디에서나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도록 해 정보 접근권을 강화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질병을 확산시키는 생태·환경·기후적 요인을 분석하는데도 위성정보의 활용이 가능하다.
환경보전과 기후변화 대응에도 우주 기술은 중요한 배경 기술이 되고 있다. 레이더위성 데이터를 통해 물의 수위나 하천의 유량 측정이 가능하고, 위성 분광계를 통한 수질측정도 할 수 있다. 생물 종의 구성, 토지피복도, 식물 엽록소, 토양 수분, 생물자원 구조와 같은 생태계 다양성을 계량화하거나, 모델링하는데도 사용된다. 위성을 활용해 기후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이미 아주 중요한 연구로 자리 잡았다.
우주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한 곳에서 여러모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여전히 활용돼야 할 범위가 넓다. 우주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