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5.03.21 06:01:00
모수개혁·구조개혁 등 실행방안, 주체간 입장차 커
두 방식 혼합한 '제3의 안' 등장…타결 가능성 주목
직업공무원제 성격 규정도 개혁방식 갈라놓을 요인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시한(3월28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타협기구는 여·야·정부·노조 등 각 주체가 안(案)을 논의하는 곳이다. 기구에서 논의된 협상안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 연금 특별위원회에 그대로 넘어간다. 남은 일주일 합의 여부에 개혁의 성패가 달린 이유다. 이에 이데일리는 다음주 ‘분수령’을 앞두고 공무원연금 개혁 전반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모수개혁이냐, 구조개혁이냐. 이 개념들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실제 실행방안을 가를 핵심쟁점으로 꼽힌다.
모수개혁은 종전 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기여율·지급률·지급 개시연령 등 핵심변수만 조정하는 방식이다. 점진적인 개혁안으로 꼽힌다. 공무원노조와 야당의 주장이 이에 가깝다. 구조개혁은 궁극적으로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공무원연금 체계 전반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이는 정부·여당의 주장이다.
모수·구조개혁을 둘러싼 대타협기구 차원의 논쟁은 지난 12일부터 본격화됐다. 기구 산하 연금개혁분과 제5차 회의부터다. 당시 분과 회의에서는 이런 내용의 문답이 오갔다.
새누리당의 안과 정부 의견은 구조개혁에 해당하는가.
국민연금으로 완전히 통합되면 완전 구조개혁이지만, 현재 공무원연금 체계는 유지할 것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구조개혁이다.
재직 공무원은 모수개혁에, 신규 공무원은 구조개혁에 각각 해당하는 것인가.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유사한 형태로 가는 것으로 구조개혁이 맞지만, 신규 공무원이 기존 공무원에 비해 불리한 것은 아니다.
17일 제6차 연금개혁분과위 회의에서도 논쟁은 계속됐다. 특히 이때는 전문가그룹의 김태일 분과위원(고려대 교수)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혼합한 ‘제3의 안’을 제시해 논의가 새 국면을 맞았다. 신규 공무원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정부·여당안의 경우 노후소득 보장이 약하다는 판단 아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 개인저축계좌(개인 4%+정부 2%)도 두자는 안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저축계좌를 합하면 지급률이 1.8% 정도(현행 1.9%) 되는 것인가.
대략 그렇다.
그렇다면 신규 임용자의 퇴직연금은 얼마나 되는 것인가.
30년 근무하고 20년간 연금으로 받는다면 한달에 45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개인저축계좌를 적립하면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되는가.
6%(개인 4%+정부 2%)씩 적립하면 한달에 3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김태일 위원의 안은 예컨대 9급 기준 신규 공무원의 경우 국민연금(85만원 안팎)과 퇴직연금(약 45만원) 외에 개인저축계좌(약 30만원)까지 더해 한달에 150만~160만원 정도 보장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제8차 회의에서는 이같은 복수의 안들이 다시 테이블 위에 올라온다. 일각에서는 합의가 된다면 결국 전문가그룹이 제시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섞은 방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타협기구 한 고위관계자는 “김태일 교수가 제시한 것처럼 정부가 2%를 부담하면 재정 부담이 여전할 것”이라면서도 “이 방식이 타결에 가장 근접할 것 같다”고 했다.
직업공무원제의 성격 규정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가를 요인 중 하나다. 직업공무원제를 강력하게 규정한다면 모수개혁이, 공직 내외의 유연한 교류를 허용한다면 구조개혁이 각각 더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어서다.
지난 분과 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됐다. 특히 류영록 분과위원(공무원노조총연맹 위원장)이 정부 측에 “공무원의 특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최관섭 인사혁신처 국장은 “공무원연금은 일반적으로 국민연금보다 유리하다”면서 “법적 논란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