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계약 조건 변경돼도 안심하세요"

by류의성 기자
2012.02.12 11:03:01

일부 단지, `계약조건 보장제` 적용
기존 계약자에도 소급 적용..신뢰도↑·물량 해소 효과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3일자 15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서둘러 계약하면 손해봅니다. 분양 조건을 변경해 각종 금전적 혜택들이 나오니 기다려봅시다"

소비자 A씨는 지난 달 수도권 한 신도시에서 P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를 계약했다. A씨는 "앞으로 이 가격에 절대 분양받을 수 없다. 설사 미분양 나더라도 절대 조건변경이 없다"는 분양관계자의 말을 들었다. 특히 "만일 하나라도 조건변경이 되면 무조건 소급적용해준다"는 말에 솔깃했다.

계약한 지 3주 만에 A씨의 휴대전화에는 "분양 조건변경 최대 800만원 혜택"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나중에 계약한 사람들은 `중도금 1회차 이자 면제`라는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소급 적용해준다는 말을 떠올리고 분양관계자에게 연락했지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말에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분양시장에 계약조건을 보장하는 이른바 `고객 안심제`를 채택하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할인분양이나 중도금 무이자 등 변경되는 분양조건을 모든 계약자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이다.

몇몇 단지들은 `프리미엄 보장제`를 적용했다가, 회사 측과 계약자 간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이 흐른 뒤 평균 시세가 분양가보다 오르지 않으면 분양회사 측에서 웃돈을 얹어주기로 했다가, 시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기준을 명확하게 하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A씨 사례처럼 분양 대행사에서 슬그머니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계약자간 분쟁의 소지가 많아지자, 아예 계약조건 보장제를 걸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려는 단지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오는 17일 모델하우스 오픈을 앞둔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이 방식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추후 조건 변경시 기존 계약자도 혜택을 소급 적용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효성(004800)이 평택 소사벌택지지구에 공급한 `평택 新비전동 효성 백년가약`도 이 방식을 도입해 계약률을 끌어올렸다. 중도금 60% 전액무이자 및 발코니 무료확장 등 파격적 조건 변경 후 기존 계약자들도 소급 적용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로 간접적 할인분양에 따른 잡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나 GS건설(006360)의 `용인 성복 자이`, 극동건설의 `대구 스타클래스 남산`도 계약조건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를 싸게 팔거나 금전적 혜택을 주면 기존 계약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신뢰도 향상에 미분양 물량도 해소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