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08.12.21 13:03:57
크리스마스 연휴..워싱턴발 지원사격 `휴식 모드`
`후퇴 얼마나 깊을까`..주택판매·개인소비지출 `주목`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산타 랠리(santa rally)`.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각종 보너스가 집중된다. 또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으로 소비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매출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식 매입으로 이어져 강세장을 연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산타 랠리`다.
그러나 올해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경제는 전후 최악의 후퇴(recession)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보너스는 커녕 감원 칼바람이 휘몰아치고, 소비는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이번주 뉴욕 주식시장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휴일로 짧아진 사흘 반나절의 거래일동안 증시가 랠리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증시를 지탱해왔던 워싱턴발 호재가 잠잠해질 전망이다. 미국 의회는 이번주 내내 휴회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차치하더라도 당분간 워싱턴발 지원사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이미 기준금리를 제로(0~0.25%)로 끌어내렸고, 임시 자동차 구제안도 발표됐다. 오바마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책 역시 내년 초까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휴일로 짧아진 한 주이지만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투자자들은 지표를 통해 경기후퇴가 얼마나 깊고, 고통스러울 것인지 가늠하게 될 전망이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의 알렉스 영 주식 전략가는 "현 증시에서 정부의 부조 이외에 `굿 뉴스`는 없다"며 "산타 랠리가 없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경기후퇴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를 기반으로 베팅하고 있다"며 "상황이 안정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전까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연준이 제로금리와 공격적 양적완화책을 선포하고, 미국 정부가 자동차 `빅3`에 174억달러의 단기자금 지원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0.3%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각각 1.5%, 0.9% 상승했다. 이로써 뉴욕 증시는 올들어 35~40& 가량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