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융제재 회피할 새 은행채널 모색-FT

by조용만 기자
2006.03.13 08:26:16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북한 기업들이 위폐문제로 인한 미국의 금융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채널을 모색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FT는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 극복에 나서고 있다`는 평양발 기사에서 조선부강회사 전승훈 시장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전 사장은 "(미국의 금융제재로)우리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우리를 죽일 수는 없다"면서 대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FT는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제재를 통해 위폐유통과 돈세탁을 막으려는 미국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사장은 "미국의 금융제재로 모든 은행의 계좌이체가 불가능해지면서 북한 기업들이 대외송금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다른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전 사장이 미국 정보당국에 이같은 사실이 누설되는 것을 우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전 사장이 북한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으로, 미국의 금융제재 과정에서 부강회사의 자산이 동결조치됐지만 전 사장은 부강회사의 불법행위 참여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매국법에 의거, 마카오의 방코델타 아시아(BDA) 은행을 북한의 해외 돈세탁 창구로 지목하고, 미국 은행들에게 방코델타에 계좌를 개설하거나 유지하는 행위를 금지시키는 등 금융제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방코델타 아시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거론한 지 수주일 만에 북한의 금융 시스템과 대외무역이 사실상 중단상태에 빠지는 등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전 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처럼 어리석은 제재조치를 철회하고, 북한과 대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이 금융제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북핵 6자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