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발행 경험부터…다음은 담보화·국채 토큰화”[인터뷰]

by정윤영 기자
2026.09.27 09:39:04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디지털자산부서장 인터뷰
13명 디지털자산부…제도·사업·분산원장 경험 결합
“유통되려면 발행부터”…계좌관리·신탁 경험 쌓을 것
조각투자 유통시장에도 계좌 연계…발행 확대에 방점
중장기 토큰증권 담보화·국채 토큰화 등 사업성 모색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발행부터 사후관리, 시스템 연동, 사업부 관여까지 한 사이클을 돌려보면서 보완점을 찾아야 합니다. 중장기로는 사업성을 보일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디지털자산부서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디지털자산부서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내년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당장 대규모 사업 확대에 나서기보다 실제 상품 발행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서장은 올해 3월 신한투자증권에 합류했다. 에이판다파트너스에서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대형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투자 발행·유통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이끌었다. 이후 블록체인글로벌에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금융기관 대상 분산원장 사업을 총괄했다. 조각투자 제도와 사업, 금융기관의 분산원장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제도 시행 초기에는 실제 상품 발행에 참여하면서 계좌관리와 신탁, 분산원장 연동 등 필요한 역량을 축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후 시장이 확대되면 토큰증권 담보화와 국채 토큰화 등 보다 규모와 사업성이 있는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구상이다.

최 부서장은 “단기적으로는 유통 인가가 잘 나오고 장외거래소가 활성화되길 바라지만 그러려면 역설적으로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발행부터 사후관리, 시스템 연동, 사업부 관여까지 한 사이클을 돌려보면서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당장 주력하는 것도 실제 발행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유통시장이 열리더라도 거래할 상품이 충분히 발행되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발행 쪽에서는 결국 사업자가 신한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계좌관리, 신탁, 분산원장 역량을 준비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통 측에서는 이미 여러 접점을 확보해놓고 있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받은 NXT와 KDX 컨소시엄 양쪽 모두에 계좌 연계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비상장에도 신한투자증권 계좌가 연결돼 있다. 유통시장 참여 기반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실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판단이다.

문제는 초기 토큰증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 부서장은 현재 발행 가능한 사업자와 상품이 아직 제한적이라고 봤다. 투자계약증권 역시 미술품과 한우 등 일부 기초자산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리테일 수요가 얼마나 만들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각투자 사업은 업무 투입 대비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고민도 있다. 상품 규모가 작아진다고 신탁이나 평가, 증권신고서 작성 등에 들어가는 업무량까지 비례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 부서장은 “10억원어치를 발행한다고 업무량이 수백억원 규모 유동화의 10분의 1로 줄지는 않는다”며 “한우를 예로 들면 사료부터 생애주기,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 보험까지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익숙하지 않은 자산이라는 점, 규모의 경제가 나올 수 있느냐는 점, 지속 가능한 사업이냐는 점을 봐야 한다”며 “투자자가 굳이 실물자산 조각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초기 시장에서 실제 발행 경험을 쌓기 위한 협업은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대상이 에이판다파트너스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판다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사업의 주체는 에이판다로,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판다가 자체적으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지위를 얻기 전까지 계좌관리기관 역할을 맡고 이를 통해 신탁 경험을 쌓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에이판다가 실제 상품을 발행할 경우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하는 분산원장 ‘프로젝트 펄스(PULSE)’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계좌관리와 신탁뿐 아니라 실제 상품을 분산원장에 올리는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PULSE는 지난 2024년 신한투자증권과 블록체인글로벌, 법무법인 광장이 함께 구축하고 준비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이니셔티브다. 발행과 유통을 구조적으로 분리하고 복수의 계좌관리기관이 주요 노드를 구성해 이해상충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했다.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도 참고했다. 최 부서장은 “캔톤 네트워크를 참고했지만 국내에 그대로 들여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참여사가 노드와 밸리데이터로 들어가고 사용료나 회원비 방식으로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토큰증권 사업에서 펄스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는 “시장에서 어떤 원장이 실제로 활용되고 표준으로 자리 잡는지를 지켜보면서 검증된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초 관련 조직을 디지털자산부로 개편해 디지털자산 사업 대응을 강화했다. 디지털자산부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을 함께 담당하는 AX(인공지능 전환)본부 산하 조직으로, 현재 13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3명은 은행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온 교류 인력이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직원들이 일정 기간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며 각사의 업무를 경험하도록 하는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 등 여러 업권이 맞물리는 디지털자산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계열사 간 경험을 공유하는 구조다.

디지털자산 사업 협업도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주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의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현안을 조율하고 있다.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해외 사업자가 국내를 찾을 경우 지주가 직접 사업 성격에 맞는 계열사와 연결하기도 한다.

신한자산운용이 기관용 블록체인인 캔톤 네트워크 참여를 추진하는 것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디지털자산 사업의 한 사례다. 최 부서장은 이와 관련해 “최종 목표는 자산의 온체인화”라며 “일단 캔톤 생태계에 들어가 글로벌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를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기관용 블록체인을 활용해 은행과 신탁, 증권 등이 국채와 레포 등 전통 금융상품을 온체인에서 다루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도 당장 특정 네트워크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이런 사례를 살피면서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사례는 신한투자증권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사업 방향과도 연결된다. 초기 토큰증권 시장에서 발행과 관리 경험을 확보한 뒤에는 토큰증권 담보화와 국채 토큰화 등 보다 사업성을 낼 수 있는 영역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 부서장은 “중장기로는 사업성을 보일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한다”며 “1단계에서 안 되는 토큰증권 담보화, 국채 토큰화 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현재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토큰증권 시장에서 실제 경험을 확보하는 일이다. 최 부서장은 “증권업계가 분산원장을 접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현재는 내부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점검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