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이재명의 민주당' 안돼…그 결론은 패배뿐"

by이수빈 기자
2024.08.04 10:11:27

김두관 민주당 대표 후보, 대의원에 입장문 보내
"''친명횡재 비명횡사'', 마치 하나회 연상시켜"
"개딸이 점령한게 아니라 이재명 그룹이 점령"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4일 민주당 대의원들에게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상황을 막을 힘은 오직 대의원 여러분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당대회를 진행 중인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가 9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연설에서 이 후보의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며 이 후보가 추진하는 ‘당원 중심 정당’의 방향성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28일 오전 충북 청주 cjb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후보는 이날 대의원들에게 발송한 메시지를 통해 “이재명 후보 한 사람이 전부를 상징하는 민주당은 절대로 외연을 확장할 수 없다. 그 결론은 패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현재 우리 당의 운명은 ‘더민주혁신회의’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는 “강성 원외 인사들의 조직이었던 혁신회의가 당내 최대 계파가 된 계기는 ‘공천’”이라며 “‘친명횡재 비명횡사’란 말이 나온 이유다. 이런 행태는 군 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연상시킬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김 후보는 “이를 가능케 하는 게 이른바 ‘당원 중심 정당’(이란 방향성)”라며 “제가 ‘일부 강성 개딸들에게 민주당이 점령당했다’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특정 정치인의 열렬한 추종자들이 당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그러나 이들의 영향력이 극대화된 것은 당헌 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최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의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김 후보는 “당장 보더라도 대의원대회를 당원대회라 고치고 대의원 가중치를 낮추는 제도적 변경을 했다”며 “정당 활동 경험이 적은 팬덤을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의사 결정에 동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개딸이 점령한게 아니라 사실은 이재명 그룹이 점령했다는 뜻”이라며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을 수시로 바꾸고, 사조직이라 할 계파가 전국의 조직을 압도하는 지금의 행태는 민주당 역사상 최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통합의 힘이 발휘될 리는 만무하다”고 질책했다.

이날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합동 연설회를 연다.